무거운 짐 들고 기숙사에서 터미널까지 “집에 가는 게 고역”
경제 큰 기여 지원은 전무 ‘우물쭈물 눈치보기’ 행정이 문제

원광대학교 총학생회 반상민 회장(27·체육교육학과4)은 “3만 명을 목표로 시작한 서명이 11월 11일 현재 3만5천335명이 참여했다”며 “원광대와 원광보건대가 속한 원광학원과 원창학원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까지 시외버스 승강장 유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명은 그동안 학생들이 겪은 불편을 그대로 표현해준 결과물”이라며 “반드시 유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회장은 원광대학생들을 대표해 지난 4년간의 불편을 털어놨다.

주말에 전남 여수 집에 내려가는 것이 고역이라고 했다. 기숙사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800m 가량 거리인 원광대병원 앞까지 걸어가야 하고, 여기서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까지 가는 동안 진이 다 빠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 회장은 “불편한 것은 둘째 치고 경제적, 시간적으로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학생들의 불편은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학생들은 없고, 단지 지역경제 명분만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원광대만 차별 신입생 유치 악영향

반 회장은 “그동안 원광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사실 전북대 인근에는 덕진터미널이 있고, 군산대와 우석대, 전주대에도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다. 이중 전주대는 학교에서 서울까지 직통 차편이 있어 2시간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반 회장은 “유독 원광대에만 시외버스 승강장이 없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는 수도권 신입생 유치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년 수도권 신입생 비율이 30%였지만 올해는 24%로 줄었다”며 “시외버스 승강장이 없는 점도 한몫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 회장은 “등록금 평균 350만 원, 방세(원룸 등) 1년 치 300~450만 원, 용돈(교재비 포함) 20~30만 원 등을 합하면 원광대 학생 한명 당 익산지역에 소비하는 돈은 대략 1천400만~1천500만 원”이라며 “이를 원광대, 원광보건대, 원광디지털대 등 학교 구성원 2만6천 명을 곱하면 익산에 어마어마한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음에도 원광대 학생들에 대한 편리 등 지원은 시정계획에도 없다”며 “도움을 준 것도 없으면서 불편을 감수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익산시의 우유부단한 행정도 꼬집었다. 원광대 시외버스 승강장 유치는 시에서 나서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우물쭈물 눈치 보기’에 급급한 행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시외버스 승강장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원광대가 이전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 보조금 증대가 상생 비결

반 회장은 “택시, 시내버스 운전기사 분들께 영향이 있겠지만 충분히 상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익산시와 전북도에서 보조금을 증대하는 것이 해법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시외버스 승강장을 유치하면서 노선을 확대하고, 학생 할인도 반드시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공론화도 호소했다. 그는 “학생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부당하다”며 “이는 지역사회와의 상생분위기 아니다. 이번 기회로 공론화되길 바란다. 시외버스 승강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익산시민들이 적극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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