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아파트 변경 불허 알고도 버젓이 일간지에 광고
해당 조합 홈페이지 먹통…상담 문의 전화도 ‘불통’

아파트 견본주택 입구에 붙은 분양을 알리는 광고 현수막.

10년 넘게 골조만 남긴 채 방치되고 있는 ‘여산 힐탑타운’ 아파트가 또 다시 사기 분양 의혹에 휘말렸다.

2002년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낙찰 받은 (주)하이눈이 지난 8월 이곳에 장애인 전용 복지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이번엔 승인도 받지 않은 ‘주택조합’이 분양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월곡마을 해광조합아파트는 지난 12월 11일 전북 유력 일간지에 전면 컬러로 ‘아파트 현장에서 사전 청약 접수 중’이라는 분양광고를 냈다.

광고는 ‘3.3㎡당 300만 원대 고급형 아파트 오픈! 사전청약 접수 중 631세대 예정’이란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조합아파트’로 분양할 수 없는 아파트라는 게 전북도와 익산시의 유권해석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뜬금없는 분양광고를 보고 당황했다. 이 아파트는 이미 전라북도로부터 아파트사업 승인을 얻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합아파트로 분양하려면 현재 지어진 골조를 모두 철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조합 측이 뻔히 조합아파트로 변경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마치 주택조합으로 승인이 난 것처럼 버젓이 광고를 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실체도 없는 조합아파트가 청약금만 받아 챙기고 문을 닫아 버려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여산 아파트 현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2층에 마련된 견본 주택은 굳게 문이 닫혀있고, 현장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직원 2~3명만이 입구를 지킬 뿐 사전청약 접수는 전혀 준비조차 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주택조합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 누가 사업이 안 되는 줄 모르고 추진한 것 같다”며 “현재는 모든 일이 중단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아직 조합원을 한 명도 모집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선량한 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광고를 본 후 곧바로 현장을 방문해 사업을 중단할 것을 명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아래 사진들은 여산아파트 전경과 내부에 걸린 아파트 광고 판넬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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