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1~ 2천 원 싸고 맛 좋아 손님 시도 때도 없이 문전성시

한겨울은 팥죽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팥에 있는 영양소를 우리 몸이 먼저 알고 찾고 있기 때문일 터.

팥은 항암효과, 혈액순환, 피로회복, 신진대사 촉진, 빈혈예방, 불면증 완화, 기억력 강화, 피부 미백효과, 이뇨작용, 항산화 작용, 성인병예방 등에 탁월하다. 겨울에 이만한 보양식은 없을 듯하다.

이십사절기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 날이면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신 뜨끈한 팥죽이 생각난다. 고소하면서 담백했던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옛 맛을 재연한 팥죽 집이 있다. 신동사무소 버스정류장 바로 뒤 ‘옛맛팥칼국수(☎063-836-9053).’ 맛도 일품이지만 팥 칼국수 5천 원, 새알팥죽 6천 원으로 가격이 알뜰하기 그지없는 착한가게다.

주 메뉴 말고도 양푼국수 3천500원, 비빔국수 4천 원, 보리밥 5천 원, 바지락 손칼국수 5천 원으로 다른 식당보다 1천~2천 원가량 싸다.

이웃집 아줌마·아저씨처럼 푸근한 박영길(60)·이영애(56) 사장 부부는 “싸다는 생각은 안했다. 그냥 이 가격이면 적당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며 빙그레 웃는다.

10여 평 작은 식당 안 테이블은 고작 9개.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36명이다 보니 기다려서 먹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손님은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든다. 가게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다 먹는 손님도 많다. 이렇다보니 예약전화는 하나마나일 때가 허다하다. 하루 평균 손님은 120여명.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 주부, 주민 등 손님 층이 다양하다.

인기 비결은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있지만 음식 재료에서부터 만드는 과정까지 주인장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

주 메뉴인 팥 칼국수와 팥죽은 손이 많이 간다. 팥은 부안에서 농사짓는 이 사장의 언니에게서 가져다 쓴다. 그날그날 팔 양만큼 덜어서 하루 전에 삶았다가 당일 아침에 팥 국물을 만들어낸다. 걸쭉하고 담백하다.

칼국수도 손으로 직접 밀어서 만든다. 일반 칼국수보다 쫄깃함이 강하다. 일일이 손으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상차림이 늦어질 수밖에. 기다리더라도 바로 이 맛 때문에 손님들이 기다리는 셈이다.

국수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에 들어가는 재료는 멸치, 다시마 말고도 6가지 해산물이 들어간다.

보리밥은 각종 야채 등이 얹혀서 나온다. 보리비빔밥이다. 고추장을 약간만 넣고 비벼도 매콤하다. 먹을수록 땀이 난다.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었기 때문. 다 먹고 난 후에는 온몸이 개운한 것을 느낀다.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주인장에게 미리 얘기를 하는 것이 좋다.

겉절이 등 반찬도 그날그날 장만한다. 손님들에게 신선한 맛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곳의 재료는 100% 국산. 팥, 보리, 배추, 멸치, 다시마 등 대부분 농사짓는 지인이나 북부시장에서 가져다 쓴다.

중국산 등 수입물품이 국산에 비해 절반가량 싸지만 제 맛이 안 난다는 이유다.

“가게가 좁아 불편한데도 찾아주는 손님들이 고맙기만 하다”는 부부. 앞으로도 더욱 정성을 기울여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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