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행사 때 면장 뒤늦게 소개 보복 행정 비난 봇물
이장 임명은 면장님(?) 맘대로 주민들 비아냥
 |
||
마을 주민들이 만장일치로 추천한 이장을 면장이 임명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마을 전체로 전해지자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삼기면 주민들은 “면장이 마음대로 이장을 임명하려면 뭣 때문에 주민총회를 열어 추천하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참에 삼기면 전체 마을 이장들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기면 마을 주민 전체를 분노케 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삼기면 연동리 죽청마을 주민들은 지난 10일 주민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현 이장인 임 모씨를 재추대했다.
주민들의 재천을 받은 임 씨는 19일 주민들이 작성한 회의록과 서명부, 그리고 이장 신청서를 삼기면에 제출했다.
하지만 임 씨는 20일 아침 삼기면 이장협의회장인 박 모 씨로부터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 면장이 임 이장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내용이었다.
오는 26일 새로운 이장을 임명하지만 사실상 탈락을 통보 받은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익산시 통·이 및 반 설치 조례 ‘통·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면지역은 주민총회를 통해 이장을 선출하면 읍면동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주민이 뽑아 올리면 면장은 그대로 임명하면 된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장 임명 권한은 주민의견이 결정적이다. 주민들 뜻을 받들어 면장은 임명만 하면 된다”며 “통·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도 딱히 결격사유가 명시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삼기면 주민들은 “주민들이 만장일치로 뽑은 이장을 면장이 거부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아무래도 지난번 마을행사 때 쌓인 감정이 아직 풀리지 않은 모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5월 녹색체험관 개관식에서 임 이장이 면장을 제일 늦게 소개해 물의를 빚은 사건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임 이장은 “그 사건 이후 서로 사과하고 잘 지내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감정이 남은 모양”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임 이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문을 받은 상태는 아니지만 만약 임명이 되지 않을 경우 엄중히 책임을 따져 물을 방침”이라고 천명했다.
죽청마을 주민들은 “임 이장과 함께 익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임 이장은 죽청마을이 녹색체험마을로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한 일꾼. 농림수산식품부가 50~70억 원을 지원하는 미륵산 권역 종합개발사업을 따낸 주역이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