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 모텔촌 한복판 자리 오해받을까 이용 외면

시민들 “이웃과 마주치는 것도 민망” 이전 한 목소리

주변에 모텔 50여개가 밀집해 있는 데다 심지어 무인텔이 동사무소 앞에 떡하니 서 있어 마치 모텔에서 나온 것처럼 오해를 받을까봐 걱정이다.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다 보니 마을일에서 손을 떼고 싶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사업상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증명서를 뗄 일이 많은 김모 씨(55·건설업)는 집 근처 인화동사무소를 놔두고 굳이 다른 동사무소를 이용하고 있다.

“오해를 받는 것보다 불편하더라도 다른 동사무소를 이용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동사무소에 일하는 공무원들도 시민들 마음과 다를 게 없다. 공직이다 보니 피할 수도 없다. 이들의 최선책은 밖에 나갈 때 공무원 신분증을 목에 거는 것뿐이다.

예부터 유흥지역으로 소문난 인화동사무소 인근은 저녁을 제외하곤 발길이 뜸하다. 민원인조차 찾는 것을 회피하다 보니 인화동사무소가 지어진 지 20년이 된 지금도 위치를 모르고 사는 시민이 상당수다.

시민들은 길에서 이웃과 마주하는 것조차 민망스럽다고 푸념한다.

박모 씨(50)는 “아침에 이웃과 만나는 것도 인화동에선 민망스러운 일이 됐다”며 “주위에서 오해를 할 까봐 잠깐 눈인사만 하고 헤어진다”고 한숨 쉬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인화동사무소 이전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 씨는 “시민들이 꺼리는 곳에 굳이 동사무소가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인화동 발전을 생각해 남부시장 인근이나 옛 동익산역 인근으로 옮기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인화동장은 “해마다 동사무소 이전 요구가 나오고 있다.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관계로 추진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고, 시민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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