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민 1년 간 기금모금으로 부지매입 공사장 막일도 자처
고생 회상하며 우애 돈독히 다져 ‘전국 모범경로당’ 유명세

마을 중심부인 언덕에는 구슬목경로당(회장 이정웅)이 자리하고 있다. 130명 마을 어르신의 사랑방이자 식사도 같이 하며 우애도 다지는 정겨운 공간.

주민들은 구슬목경로당은 주민 합심의 결정체라고 자랑한다. 경로당 설립에 20대 젊은이부터 90대 노인까지 모두가 동참했다는 것.

60년 넘는 천막생활을 청산하고 땅 매입부터 벽돌하나하나 쌓는 것까지 구슬목경로당에는 주민들의 피와 땀이 서려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마을의 상징물이 됐다.

2008년 4월 마을회의를 열고 경로당 부지 134.711평방미터(m²)를 매입하기 위한 기금 모으기에 너나할 것 없이 동참했다. 그 결과 3년으로 잡았던 당초 부지 매입 목표기간은 1년으로 단축됐다.

경로당 준공도 훨씬 앞당겨졌다. 주민들이 번갈아가며 공사장 일꾼을 자처했다. 이 덕에 건축비 3천700만 원을 들이고도 지금의 멋진 경로당을 짓게 됐다.

주민들은 당시 이문배 동장(현 보건지원과장)의 노고를 잊지 않고 있다. 경로당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기금을 모을 때 앞장섰고, 경로당 건축현장에선 막일도 하며 일손을 도왔기 때문.

이 동장과 주민 전체가 이룬 결실은 전국 모범이 됐다. 안전행정부가 경로당 시찰을 할 때면 반드시 찾는 ‘모범 경로당’으로 이름났다.

한 겨울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모여 지난 일을 회상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그때 모두가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애를 돈돈히 다지고 있다.

/우창수 기자

최영일 통장·정경모 전 회장· 이정웅 회장

구슬목경로당 건립의 주역은 단연 전체 마을주민들이다. 그래도 핵심멤버를 꼽자면 최영일 통장(66)과 정경모 전 경로당회장(85)이다.

이들은 시청과 도청, 지역정치인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다. 임시 경로당으로 쓰던 낡은 천막 안은 냄새나고 습기가 차 어르신들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경로당 건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 때문.

1년의 기금모금 끝에 부지를 매입하고, 몇 개월 만에 번듯한 경로당을 세웠을 때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정이 넘치는 경로당을 만드는 것. 올해부터 지휘봉은 이정웅 회장(74)이 잡았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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