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나눔 밥상공동체’ 부지 땅주인이 팔려고 내놓아
땅값 비싸 매입 엄두조차 못내…‘신앙의 힘’으로 버텨

김청도 목사가 땅주인이 내놓은 보금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7년째 배고픈 사람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회복 나눔 밥상 공동체’가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

땅주인이 200여 평(661.157㎡) 부지 전체를 부동산에 팔려고 내놓아 졸지에 보금자리를 떠날 절체절명에 처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노숙자들의 점심‧저녁을 제공하는 식당을 포함해 오갈 데 없는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회복 나눔 쉼터, 회복교회 그리고 동네 주민들의 정원으로 인기를 모았던 꽃동산까지 모두 한 순간에 잃게 될 처지다.

가진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목사부부가 수많은 노숙자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기적을 일으키고, 매일같이 부식 값을 충당하기 위해 밤샘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몸과 마음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땅주인이 제시한 땅값을 받아들이기엔 가난한 목사부부로서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금액이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김청도 목사는 “현재로선 대안이 없다. 막막하다. 1월초에 통보받았으니까 9월 정도면 나갈 수밖에 없다. 그 안에라도 팔리면 당장 비워주어야 할 처지다. 노숙자·장애인 가족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 땅에서 기적을 일으키고, 감동의 역사를 쓴 만큼 애착이 간다. 신앙의 힘만 믿고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15년 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익산에 정착한 목사부부가 세운 5평 남짓의 식당 ‘회복 나눔 밥상 공동체’는 매일 끼니때면 20여명의 노숙자들이 점심과 저녁을 먹는다.

목사부부는 또 몸이 아파 하루 종일 캄캄한 방에서 홀로 지내는 노인 40명에게 매주 금요일 도시락을 배달해주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토요일 두 차례 배달했으나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 그나마 줄였다.

이들 목사부부는 매달 첫째 주 수요일 ‘밥 차’를 끌고 익산역전에 나와 노숙자 70~80명에게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목사부부는 교회 뒤편에 자리한 ‘회복 나눔 쉼터’에 장애인 2명과 오갈 데 없는 노숙자 1명을 거두어 함께 살고 있다.

목사부부는 이처럼 가족처럼 섬기던 노숙자·장애인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이들 천사 목사부부를 더욱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은 회복교회 정원. 5~11월 금잔화가 만발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의 학습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여기에 기관지와 천식을 앓고 있는 어르신에게 제공하기 위해 재배하는 수세미 밭도 더 이상 가꾸지 못할 형편이다.

김청도 목사가 매일 노숙자 20여명이 점심과 저녁을 먹는 식당의 연탄불을 갈고 있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5일 오후 익산역 앞에서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던 김청도‧강을선 목사부부는 “지금의 보금자리는 당초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청소년 탈선지대이기도 했다. 익산시에서도 골머리를 앓을 정도로 심했다”며 “대형 트럭 11대를 동원해 말끔히 청소한 후 지금의 토대를 쌓았다”고 애착을 보였다.

목사부부는 “동네 주민들과 후원자들이 이곳을 떠나면 안 된다고 극구 말린다. 감동을 선물했고, 역사적 기적을 안긴 곳이기에 주민들이 앞 다퉈 후원을 모색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가 또 한 번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두 손을 모았다. /조영곤 기자
 

조영곤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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