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팔 10여 군데 제거 못해 “수술 한 번 받아봤으면”

장금순 할머니(71·낭산면 삼담리 오미마을)는 오른손 검지에 불룩 솟은 부위를 가리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란 고름까지 잡히게 한 원인은 다름 아닌 ‘수류탄 파편.’

한국전쟁 때 입은 피해다. 손은 그나마 나은 편, 허벅지와 팔 등 10여 곳에 수류탄 파편이 박혀 있다.

장 할머니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무려 64년을 살아오고 있다.

“진통제 없이는 하루도 못 살아요. 심할 때는 파스를 덕지덕지 발라야 할 정도로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비올 때는 온몸이 쑤시고 아파 견딜 수가 없습니다.”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장 할머니는 피난길에 변을 당했다. 빈집에서 잠시 쉬는 동안 북한군이 던진 수류탄을 맞은 것.

동생은 그 자리에서 죽고, 당시 장 할머니의 어머니도 파편을 맞았다.

헬리콥터를 타고 부산에 있는 병원에 긴급 후송됐지만, 몸에 깊숙이 박힌 파편은 제거하지 못했다.

전쟁통인데다 의료기술도 좋지 않아 비교적 눈에 보이는 파편만 제거됐다.

7살 때의 아픈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는 장 할머니는 매일 아침·저녁 진통제를 먹고 살아오고 있다.

장애판정을 받아 매달 3만 원을 받고 있지만, 진통제값을 대기에도 턱없이 모자라 온몸에 전해지는 고통을 감내하는 일도 부지기수.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 수술 한 번 받지 못하는 처지이다 보니 애만 태우고 있다.

장 할머니는 “제발 지긋지긋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수술 한 번 받아봤으면 원이 없겠다”고 울먹였다.

/우창수 기자

빨간색 원 안 노랗게 고름 잡힌 곳에 수류탄 파편이 들어 있다.

장금순 할머니가 '수류탄 파편'이 여러군데 박힌 허벅지를 보며 한숨 짓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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