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륵산 심곡사 주지 화평스님

계사년 한해를 보내고 청마의 해 갑오년을 알리는 입춘이 지나면서 겨우내 모든 것을 버리고 죽은 듯이 있던 나뭇가지에 새싹이 움을 티우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얻기 위해 살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행복이라는 공통 단어로 집결되는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은 것 같습니까?
행복이 아닌 것은 집착할 필요가 없고, 행복이 없이는 힘을 낼 수 없고, 행복을 전제로 해야 감동과 노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진정 행복을 얻은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봉사를 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셨습니다. 불교용어로 말하면 이 둘은 바로 보시(布施, dana)와 지계(持戒, sila)입니다.
이것은 시계생천(施戒生天)으로 한역돼 우리에게도 익숙한 표현입니다. 금생에 이웃에게 봉사하고 승가에 보시하며 도덕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게 되면, 금생에도 행복하고 내생에는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행복은 이상향을 저 밖에 설정해 놓고 무작정 그것을 추구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오히려 괴로움을 여윌 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실현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스님들은 불교의 목적을 이고득락(離苦得樂) 즉, 괴로움을 여의고 행복을 얻는 것이라 함축해서 표현했습니다. 괴로움을 현대적 의미로 받아들이면 그것은 문제로 대처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한 낙의 상태가 되면 편안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편안함은 완전무결한 상태의 평화, 행복을 말합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은 탐욕과 소유욕에서 비롯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행복하다는 것은 버림과 무소유의 정신으로 살아갈 때 더욱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소유물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를 소유합니다. 물건에 집착하게 되면 결국 그 물건이 인간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처럼 생각되기 쉽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 가져야겠지만 살아가는데 불필요한 것이라면 그것을 소유하고자 애를 쓰지는 말아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 말고 나보다 더욱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들과 함께 고통을 나눔으로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괴로움은 줄어들고 나누는 행동 속에서 사람들은 지식보다는 지혜와 위대한 생명력이 생겨날 것이며 이러한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을 받고 행복을 얻고자 한다면 주위를 돌아보고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진리를 속에, 남이 즐겁고 행복하면 나도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 속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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