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무용단 사포 김자영 대표

어느 때 부터인지 밤하늘을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있다. 오늘은 어떤 달이 보이는지. 달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상념에 빠지기도 한다. 둥글고 환한 멋진 달을 보면 소원을 빌기도 하고 초승달을 보면서는 가냘프고 슬프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고민들을 하나씩 읊조려보기도 한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달의 정기(精氣)를 받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며 밤하늘에 빌어보는 의식을 치르기도 했고 달에 얽힌 설화들도 많은 것을 보면 달은 분명 인간에게 수많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매개체인 것 같다.
잡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신비로운 달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돌고 있는 자연위성인 것이다.
고요한 밤하늘은 소란한 인간사의 어지러움을 정리해주는데 충분하다. 따사롭고 화창한 태양의 빛이 우리에게 활력을 준다면 달의 신비로움은 우리에게 안정을 주는 것 같다.
무심히 바라보기도 때론 대화를 하기도 아니면 혼잣말을 푸념하기도 한다. 항상 그 곳에서 나만 바라봐 줄 것 같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에게 경험이 있겠지만 ‘달이 왜 자꾸 따라와?’하고 엄마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엄마는 ‘네가 좋아서 따라오나 보다’하셨다. 어쩌면 그때 달이 나를 좋아한다 생각하고 달님과 사랑에 빠져버린 것은 아닐지.
어느 날 이상하게 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나던 날이 있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달의 모습이 늘 사랑스럽지만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왜 밤하늘의 달을 보고 있으면 어느 날은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하고 어느 날은 슬픔이 밀려오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그 이유가 뭘까요? 그의 명쾌한 답은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었는데 이유인즉, 달은 스스로 차오르기도 혹은 비워내기도 하기 때문이란다. 순간 스치는 생각들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풍성하면서 가냘픈 달의 이미지를 작가 나름대로 형상화하여 다양한 소재로 표현하기도 하는 예술작품들이 많이 있다. 필자 역시 인간의 감정을 달에 비유하여 무용화했던 적이 있었다. 자연의 모습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하여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참 흥미롭다. 똑같은 모습이지만 어떤 이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는지 나름대로 다른 해석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소원하나씩은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바람이 머릿결을 부드럽게 스치듯 지나가는 밤에 달님에게 그 소원을 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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