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자루 오지윤 대표

우리는 참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한다.
갓난아이가 울음으로 의사를 표출하듯이 본능적으로 표현을 한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모든 예술이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며 음악, 미술, 언어, 몸짓, 감정, 이야기 등 저마다의 방법을 통해 대중들과 공유하고 소통한다.
하지만 표현하는 일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각종 매체와 소셜 네트워크 등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지만 사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과의 연극 수업은 나에게 특별하다.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라 경직되고 낯설어하고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이 연극 활동을 통해 잠재되어 있는 그들만의 생각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이들 스스로 저마다의 생각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수업이 진행 될 때마다 표현하는 것에 더욱 재미를 느끼고 노력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성장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하나라도 더 표현하기 위해 애를 쓰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고 대견함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예술은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삶 속에 깊이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 우리는 학교 폭력을 주제로 연극을 만들었었다. 사회문제로만 인식하여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 학교 폭력의 온상을 재현하고 표현하며 학생들은 물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연극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 볼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한편의 연극이 얼마만큼의 변화를 이끌어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본 필자는 이 공연을 통해 누군가는 변화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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