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는 술값 ‘포(脯)차’ 인기절정
‘짝태 1만 원·슬러시 맥주 2천900 원’ 환상의 궁합
7월 2일 오픈과 동시 대박행진 체인점 문의도 쇄도

유도건 대장(왼쪽)과 처남 김민섭 실장.

7월 2일 오픈하자마자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인기주점이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여는 영업시간 중 밤 9시~11시에는 빈자리가 없어 밖에도 술상이 차려질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유도건 대장(35)과 처남 김민섭 실장(28)을 필두로 직원 2명이 쉴 틈 없을 정도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유 대장은 “사장이라는 명칭보다 골목대장 같은 친근한 분위기의 ‘대장’이 더 좋을 것 같아 붙였는데 손님들이 친하게 불러줘 고맙다”며 빙그레 웃는다.

이곳의 인기메뉴는 ‘짝태’다. 짝태는 명태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북어, 황태, 먹태와는 다르게 소금과 새우젓에 절인 후 덜 건조한 건어물.

유 대장은 짝태에 간을 한 후 24~48시간 숙성시키고, 다듬이질로 살을 부드럽게 만든 다음 연탄불에 살짝 구워 손님상에 내놓는다.

유 대장은 “이렇게 요리한 짝태는 덜 짜면서 달콤해 인기 만점이다. ‘맥주도둑’이라고 부를 만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이곳은 안주 값 부담도 적다. 짝태 1만 원, 노가리와 오다리(오징어다리) 1천500원, 대구노가리(대구의 새끼)와 학꽁치·가오리날개·보리멸(쥐포 맛이 나는 멸치과 물고기) 1천 원, 노가리포 2천 원, 왕문어발 3천 원, 피데기(덜 건조한 오징어) 6천 원으로 저렴하다.

술값도 싸다. 생맥주, 병맥주, 소주 모두 2천900원. 유 대장은 경기도 어려운 데 단돈 100원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가격을 이렇게 정했다.

가게 한편에 저금통도 마련해 손님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술 1병 시키면서 100원을 기부하면 모인 성금으로 연말에 불우이웃돕기를 할 계획이다.

병맥주를 ‘슬러시’로 먹을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냉장고에 병맥주를 얼기 직전 온도로 보관하고, 컵도 얼린다.

맥주를 따르는 순간 곧장 살얼음이 생겨 시원한 ‘슬러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슬러시 맥주는 계속해서 마실 수 있다. 술 1병을 더 시키면 유 대장이 마법(?)처럼 슬러시 맥주를 만들어낸다. 병 뒷부분을 고무망치로 때리면 병 안에 맥주가 금세 슬러시가 돼 따라 먹기만 하면 된다.

14평 작은 가게 안을 친서민적으로 인테리어 한 덕분에 체면 차릴 필요도 없다. 동네 주민이나 젊은이 할 것 없이 편하게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

짝태라는 이색메뉴와 저렴한 술값, 여기에 슬러시 맥주라는 재미가 더해져 ‘짝태&노가리’는 벌써부터 체인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조만간 모현동과 어양동에 체인점이 들어선다.

유 대장은 “짝태&노가리의 운영철학은 서민들이 가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여는 체인점도 이것만큼은 꼭 지켜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슬러시 맥주.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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