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한글 소설문학의 선구자인 김만중(金萬重, 1637-1692). 자는 중숙(重叔), 호는 서포(西浦)이며 시호는 문효(文孝)다. 증조부는 조선조 예학의 대가인 김장생이며, 조부는 김집이다. 아버지 김익겸(金益謙)은 병자호란 때 강화도에서 순절했다. 이때 김만중은 태중에 있었는데 어머니 윤 씨는 강화도를 떠나 서울로 가던 중 배안에서 출산했다. 그래서 이름을 선생(船生)이라 했다.
형 만기와 만중은 어머니의 남다른 가정교육에 힘입어 ‘소학’, ‘사략’ 등을 배웠다. 아들들이 책을 사고 싶어 하는데 감히 말을 못하자 베를 짜던 윤 씨는 베를 싹둑 잘라 책을 구입해 주었다.
엄격한 어머니의 훈도를 받고, 14세에 진사초시에 합격한 데 이어 16세에 진사에 수석 합격한다. 형 김만기는 사마시를 거쳐 별시문과에 급제하여 송정원에 등용됐다.
만중은 1665년에 정시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간다. 이후 승승장구하여 정언, 지평, 수찬을 거쳐 경서교관, 교리가 된다. 1671년에는 암행어사로 경기와 삼남지방을 순회한다.
1675년 동부승지로 재직할 때 인선대비의 상복문제로 서인이 패배하자 관직을 삭탈 당하여 유배길에 오른다. 1679년에 예조참의로 복귀하여 공조판서와 대사헌이 되고, 이듬해에 홍문관 대제학에 오른다.
장숙의 사건에 연루되어 의금부에 하옥된 채 수차례의 엄한고문을 받는다. 선천으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한글소설 ‘구운몽’을 쓰게 된다. 유배생활 몇 개월 후에 희빈 장씨가 왕자를 낳자 숙종이 이를 기념하여 전국의 죄인을 방면하면서 만중도 풀어 주었다.
다음해인 숙종15년에 희빈 장씨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자 서인들이 모두 반대하였다. 박진규, 장령, 이윤수 등의 논핵으로 서인들의 영수 송시열과 김수항 등이 사사되고 만중 또한 삭탈관직 당해 극변을 거쳐 남해에 안치된다.
만중은 ‘서포만필’과 ‘사씨남정기’ 등의 국문 소설을 남겼다. 유배 중에 어머니 윤씨가 사망하자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함을 너무 슬퍼하고 상심한 나머지 56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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