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기출신 화강 최대교 선생 기념관 조성

전북변호사회 기념사업 본격추진 법조타운 내 가인기념관 조성

전북지방변호사회(회장 유길종)가 전북 지역 출신의 ‘법조 3성’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전북의 ‘법조 3성’이란 초대 대법원장인 순창 출신 김병로(1887∼1964) 선생, 서울 고등검찰청장을 지낸 익산 출신 최대교(1901∼1992) 선생, 서울 고등법원장을 했던 김제 출신 김홍섭(1915∼1965) 선생을 일컫는다.

전북회는 지난달 29일 발족된 ‘가인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와 ‘법조 3성의 생애와 기념사업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돌입했다.

화강은 ‘칼날 검사’로 통한다. 만연했던 부정부패에 맞서 싸운 진정한 법조인으로 남아있다.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조국을 위한 길을 걸어 간 검찰의 큰 ‘스승’으로 기억된다.

1901년 익산 삼기면에서 태어난 화강은 동경 법정대를 졸업하고 고등문관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전주·서울지방검사장, 서울고등검찰청검사장 등 지위를 역임했다. 검사부임 초기 있었던 일화는 화강의 앞날을 비춰보는데 도움이 된다.

일제강점기 화강이 부산지검 검사로 있었을 때 일이다. 일본인 순경이 한국인 피의자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확대를 우려한 조선총독부는 순경을 기소하지 말라고 그를 압박한다. 당시 서슬 퍼런 총독부의 명을 거역할 이는 없었다.

하지만 화강은 달랐다. 그는 순경에 대한 기소장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다. 끝내 총독부의 외압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가 서울지검검사장으로 있던 1949년 4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임영신(任永信) 상공장관 수뢰 및 배임사건 기소를 둘러싸고 숙의가 거듭되던 시점이었다. 대통령은 장관을 기소하지 말도록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불러 압박했다.

상부의 압력이 내려온 것은 당연했다. 이 때 화강은 이렇게 말한다. “기소·불기소의 결정은 검사의 전속권한이다. 법무부장관이 지시할 문제가 아니다” 화강은 이후, 임 장관을 소환해 10여시간 가량을 조사한 뒤, 기소했다.

훗날 재판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장관에 무죄가 선고됐지만 화강의 기개는 검사정신의 표본으로 남아있다. 재임 당시, 정치적 외압과 자본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킨 그는 검사 뿐 아니라, 모든 공무원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거울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