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남녀 사랑 맺어준 꽃집 연인들 러브스토리 새록새록
옛 꼬마손님 단골 많아… 리본에 붓글씨 쓰던 기억 아련

유교숙 대표(52)가 꽃다운 젊은 나이에 시작해 중년이 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개업 당시 주현동, 동산동엔 건물이 몇 개 없었다. 꽃집이 동산화원 하나뿐이었다. 지금의 이마트, 제일아파트 자리엔 원광고등학교가 있었다. 꽃과는 거리가 먼 남학생들이었지만 스승의 날, 어버이날, 졸업식 때는 동산화원에 줄을 섰다.

지금은 컴퓨터로 리본에 글씨를 자동으로 새기지만, 예전엔 유 대표가 붓으로 글씨를 직접 썼다. 꽃다발을 예쁘게 만드는 일보다 붓글씨 연습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당시 붓글씨를 못 쓰면 돈을 주고 맡기는 꽃집도 흔했다.

동산화원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꽃피우는 매개체였다.

유 대표는 “젊은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선물한다며 매일 장미 한 송이씩 사갔다. 두 달가량 반복하던 이 남성은 어느 날 꽃다발을 주문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오늘 프러포즈한다고 했다”며 “다음날 연인이 된 후 찾아와 내일처럼 기뻤다”고 미소 지었다.

이렇게 사랑을 시작해 결혼한 커플이 두 쌍. 이들 남성은 지금도 부인이 생일을 맞으면 꽃을 사러 와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5년 전엔 화이트데이 때 ‘100송이 꽃바구니 전문점’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인근 천일유치원에 다니던 꼬마들은 어느덧 성인이 돼 아이와 손잡고 동산화원을 찾기도 한다.

유 대표의 경영철학을 만든 일화도 있다. 7살 아이가 꽃 한 송이를 사러 몇 번 왔었고, 아이가 귀여워 잘 대해줬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지역 내 굴지 회사 사장 딸. 이후부터 그 회사는 단골이 됐다.

한 송이를 사러 온 손님도 반갑게 맞자가 경영철학인 유 대표는 이 경험을 떠올리며 매일 각오를 새긴다.

유 대표는 “꽃집을 찾는 손님들은 화내거나 인상을 쓰는 법이 없다. 그래서 항상 즐겁다”며 “하루하루 행복이 넘치는 꽃집”이라고 자랑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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