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3분의 1을 담당하는 부송지구대(대장 임정택 경감)에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민중의 지팡이’가 있다. 수줍은 미소가 친근한 류재옥 경사(36)가 그 주인공이다.

류 경사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우리 아들’로 통한다. 피해 주민 대부분이 부모님 세대여서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며 마음을 달래주기 때문이다.

류 경사는 “피해를 봐 속상한데 경찰이 와서 딱딱한 모습을 보인다면 또 한 번의 상처가 될 것 같아 가급적 친근하게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라고 권위의식을 내세우기보다 가족처럼 한 번이라도 더 이야기를 들어주고 범인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류 경사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는 죄 지은 사람들에게도 통한다. 처벌을 받고 난 후 ‘고맙다’며 연락이 오기도 한다.

류 경사는 “보통 실수로 일어난 일이 많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반성하고 오히려 잡아줘서 고맙다고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7년 차인 류 경사는 경찰이라서 행복할 때가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치매로 길을 잃은 80대 어르신을 가족의 품에 안겨드렸을 때다.
류 경사는 “어르신이 이름의 한 글자만 기억하고 계셔 찾기가 어려웠다. 목에 붙은 반창고를 단서로 병원을 수소문해 진료기록을 찾아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며 “찾고 보니 어르신의 손자가 내 후배였다. 내가 하는 일이 내 지인에게도 도움이 됐다는 것에 정말 뿌듯하고 벅찼던 순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 류 경사의 정신적 지주인 부송지구대 임정택 대장(왼쪽)과 함께.

류 경사는 24시간 대기하며 치안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그래서 가족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세 살 배기 딸 서윤이와 이제 3개월 된 딸 다윤이, 부인 김선정 씨(33)는 류 경사의 엔도르핀이다.

류 경사는 “육아와 살림을 하느라 많이 힘들 텐데 항상 응원해주는 아내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며 “더욱 자상한 남편, 훌륭한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경사는 늘 부송지구대 임정택 대장의 ‘범인을 못 잡아도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다고. ‘저 경찰이라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경찰이 되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인지 검거율도 높다.

류 경사는 “요즘은 생활고 때문에 서민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잡고도 속상할 때가 많다”면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 가족처럼 도와드릴 것이다. 그것이 경찰이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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