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된장·들기름에 5색 나물 냉이무침까지 환상의 조화
고순이·고숙자 자매 전북음식대전서 최우수 손맛 인증

고순이(왼쪽)·고숙자 자매.

고순이(55)·고숙자(50) 자매가 운영하는 이 집의 주 메뉴는 비벼 먹는 ‘보리밥.’ 큰 사발에 담은 보리밥에 말린 뽕잎이나 고사리, 무채, 당근채, 시금치, 콩나물 등 5색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다.

그 맛이 일품이어서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노인은 물론 건강을 생각하는 중년층, 20~30대도 즐겨 찾는다.

가격도 7천 원으로 부담이 적어 각종 모임 예약건수도 많다.

이 집 맛의 핵심은 보리밥과 강된장, 들기름이다. 김제에서 생산된 찰보리를 하루 정도 미리 불려 밥을 짓는다. 이렇게 하면 보리밥이 차지다.

강된장은 집에서 만든 된장에 진한 멸치국물을 자작하게 붓고 마늘, 양파, 청양고추, 버섯, 무, 고추씨, 대파 등을 다져 넣은 후 30분 이상 되직하게 졸여 영양만점이다.

들기름도 집에서 기른 들깨를 짠 것이어서 진하고 고소하다.

재료 대부분 완주 봉동 친정과 김제 청하 시댁에서 가져온 농산물이다. 나물은 물론 오이, 얼갈이배추, 열무 등 제철에 나는 채소 모두 양가에서 직접 기른 것들이다.

갖가지 반찬과 함께 한상 차려지면 이제는 맛있게 비벼 먹기만 하면 된다.

5색 나물을 담은 후 강된장이나 고추장을 넣고 밥알이 물러지지 않게 젓가락으로 골고루 비벼준다.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숟가락을 사용하겠지만 좀 더 맛있게 먹고 싶으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좋다.

알맞게 비벼진 후엔 들기름을 살짝 두르고, 숟가락으로 쓱쓱 비벼 한 입 넣으면 고소한 맛이 착착 감돈다.

여기에 냉이무침을 곁들여 먹으면 입안은 항상 봄이다. 곁들여 먹는 된장국도 보리비빔밥을 더 맛있게 한다.

식당 분위기도 밥맛을 돋운다. 창살문, 복조리 등 옛 물건과 고풍스런 벽지가 보리밥과 잘 어울린다. 이런 풍경에 매료돼 보리밥에 막걸리 한 잔 기울이는 손님도 적지 않다.

2013년 2월 문을 연 지 2년 1개월째. 이 집은 하루 평균 70~80명이 찾을 만큼 유명해졌다. 점심때면 30평 식당 안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기다리는 일이 허다하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음식솜씨로 보리밥을 웰빙 음식으로 승화시킨 자매는 전북음식문화대전 향토음식부문에서 2013년 장려상, 2014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창수 기자

5색 나물

강된장.

강된장에 비빈 보리밥.

고추장에 비빈 보리밥.

냉이무침.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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