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고려당대의 최고 문장가이자 뛰어난 외교가였던, 김구의 첫 이름은 백익(百益)이다. 자는 치산(次山)이고 호는 지포(止浦)다. 부안군 변산면 지지포(知止浦)의 땅이름에서 가져왔다.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김구는 어려서부터 시와 글을 잘 지었으며 하과(夏課)마다 동무들 중에 그보다 나은 자가 없으므로 모두 그가 과거에 장원할 것으로 기대를 걸었다.
22살에 과거에 제2위로 급제하니 지공거(知貢擧), 김인경(金仁鏡)이 장원에 못 오른 것을 한탄했다. 정원부사록으로 임명됐는데 고향 사람인 황각보가 그에게 감정을 가져 문벌상의 결점을 내어 관청에 고소했다. 권신 최이(崔怡)가 그의 재주를 무겁게 여겨 애써 구하려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제주판관으로 임명받았다. 6년간 제주에 재임하면서 백성들에게 고통을 물어서 돌을 모아 담을 쌓아 경계를 만드니 주민들이 편하게 여겼다.
그 후 권직한림으로 서장관이 돼 원에 갔는데, 그 때 기행문으로 쓴 ‘북정록(北征錄)’이 세상에 퍼졌다. 한림원에 8년 있다가 당후관을 거쳐 합문지후가 되고, 국학직강으로 옮겼다. 1263에는 우간의대를 거쳐 상서좌복야와 추밀원부사, 이부상서를 역임했다.
김구는 한림원의 지제고를 맡아 하면서 원과의 외교문서를 담당했다. 당시에 원이 무엇을 요구하거나 꾸짖는 일이 없는 해가 없었는데, 김구가 탁월한 지략과 화려한 병려문체(騈儷文體)의 표문을 지었다. 원나라 황제는 회답으로 “말이 간곡하고 사실에 맞으니 마땅히 허락해야 한다”고 했다. 또 원의 한림학사 왕악(王鶚)은 그의 표문을 볼 때마다 반드시 좋다고 칭찬하면서 그를 한 번 만나지 못하는 것을 한탄했다. 김구는 신종(神宗)‧희종(熙宗)‧강종(康宗) 3대의 실록을 편찬했다.
충렬왕 4년에 눈을 감았다. 향연 68세였다.
왕이 “김구는 일찍이 평장사를 지냈으니 제문에 마땅히 평장사로 써야 한다”며 관에서 장사를 챙기도록 하고, 시호를 내려 문정(文貞)이라 했다.
조선 중종(中宗)때에 고을의 선비들이 그를 추모해 부안읍 연곡리(扶安邑 蓮谷里)에 도동서원(道東書院)을 세우고 주벽으로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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