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로에 토사 쌓이고 외벽 무너져도 손 놓고 나 몰라라
8천595㎡ 논 3농가 매년 물 동냥 농사 망칠까 노심초사

최상진 어르신이 열흘 넘게 물을 대고 있지만 반도 차지 않은 500평 논을 가리키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빌려 농사짓고 있는 낭산면 용기리 1777-1번지 논 1천657㎡(500평)에 물을 대기가 무척이나 힘들기 때문이다.

올해도 열흘 전부터 모내기를 위해 물을 대기 시작한 이 논은 지난 1일까지도 여전히 바닥 수준. 모내기를 하려면 며칠은 꼬박 물꼬를 열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원인은 용수로 관리를 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가 손을 놓고 뒷짐만 지고 있기 때문.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이 논에 물을 대는 용수로 밑바닥엔 토사가 쌓이고, 풀까지 자랐다. 심지어 콘크리트로 만든 용수로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더욱이 상류지역엔 복개까지 해 그 밑으로 토사가 쌓여 물부족 난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

때문에 무릎 높이까지 차야할 물은 발목 높이 정도밖에 흐르지 않고 있다. 아이오줌 누듯 논으로 흘러드는 물을 바라보는 어르신은 가슴만 타들어가고 있다. 모내기를 하기엔 물이 반도 차지 않아 자칫 갈아놓은 논바닥이 굳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어르신은 “우리 논뿐만 아니라 이 일대 8천595㎡(2천600평)가량이 10년 넘게 물 부족으로 3농가가 생고생을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3농가 모두 옆 논 지하수를 빌리거나 배수로에 양수기를 설치, 품어 올리기도 하는 등 물 동냥을 해 모내기를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르신 논 옆 2농가 논들은 우여곡절 끝에 모내기를 마쳤지만, 어르신은 아직도 물을 대고 있는 상황이어서 마음이 초조하기만 하다.

참다못한 어르신은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에 “관리를 않는 통에 토사가 쌓이면서 지대가 높아져 물이 부족하다. 용수로 바닥공사를 해 달라”고 항의성 호소를 했지만 “옛날부터 그렇다”는 무성의한 답변에 할 말을 잃었다.

어르신은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느냐”며 “물 때문에 가뜩이나 속이 상한데, 농어촌공사 직원의 말이 ‘남들도 다 물 부족하니까 참고 농사짓거나, 아쉬운 사람이 용수로 공사를 하라’는 투로 들려 힘없는 농민으로 살고 있는 신세가 한탄스럽기까지 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익산열린신문>이 취재에 들어가자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 수자원관리부는 2일 현지 출장해 긴급 공사를 벌였고 “예산 투입이 필요하면 내년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창수 기자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을 하지 않아 토사가 쌓여 풀이 나고, 외벽이 무너져내린 용수로.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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