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정보작명연구원장

조선역사상 부유한 상인들이 많이 있었으나 임상옥 처럼 거상이라는 호칭을 얻은 상인은 드물다.

임상옥의 자는 경약(景若), 호는 가포(稼圃)인데 채소밭을 가꾸는 노인이란 뜻을 담아 스스로 지었다. 아버지는 중국 연경(燕京)에 내왕하던 상인 봉핵(鳳翮)이다.
그가 태어난 의주는 조선 후기 대중국 무역의 중심지였다. 역관을 목표로 공부하던 아버지가 연속으로 낙방을 했다. 임상옥은 아버지한테 중국어를 배웠다. 아버지는 역관을 포기하고 밀 무역을 하다 빚더미에 앉게 됐다. 임상옥은 만상의 집에 노비로 갔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만상은 그에게 밀무역을 교육해 상업을 가르쳤다.
그가 국제무역의 거상(巨商)으로 성공하기까지는 중앙권력의 뒷받침도 크게 작용했다. 이조판서 박종경(朴宗慶)의 권력을 배경삼아 의주상인과 함께 최초로 국경지방에서 인삼무역 독점권을 획득했다.
1811년 홍경래(洪景來)가 주도한 평안도농민항쟁이 일어났을 때 서북지역의 상인들은 홍경래의 봉기군에 참여했으나, 그는 중앙권력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관군을 지원하는 의병(義兵)에 참여해 방수장(防守將)이 됐다. 홍경래군을 지원한 다른 상인들과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1821년 변무사의 수행원으로 청에 갔을 때 베이징 상인들의 불매 동맹에 인삼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놀란 상인들은 원가의 수십 배로 매입해 막대한 재화를 벌었다. 이러한 무역활동으로 인삼무역의 개척자로 평가받았다.

임상옥은 굶주린 백성을 구제한 공으로 천거를 받아 1832년 곽산군수가 됐고, 1834년 의주에 큰 수해가 나자 사재를 털어 수재민을 도왔다. 이듬해 구성 부사에 발탁됐으나 비변사의 반대로 물러났다.
관직에서 물러난 임상옥은 작은집을 짓고, 앞마당에 채소밭을 가꾸며 은거생활을 했다.
야인생활을 즐기며 시를 짓고, 문인들과 교류하며 지냈다. 일생 동안에 지은 시를 추려서 ‘적중일기’라고 했다. 저서로는 ‘가포집’이 있다. 학봉사(鶴峰嗣)에 배향됐다.
-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