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주민의견 무시 성토공사 결국 와르르 예견된 인재 지적

15일 오전 10시 오산면 오산마을 인근 익산~대야간 복선전철 공사현장. 도로에 길게 늘어선 트랙터엔 붉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모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주민의견을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공사를 감행하는 것에 대한 성난 민심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날 동원된 트랙터 18대는 도로 한쪽 차선을 꽉 채웠고, 오산면 52개 마을에서 몰려든 100여명의 주민들은 농사를 뒤로 한 채 거리로 나와 주먹 쥔 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분노했다.

부실철도공사 오산면 대책위원회(위원장 오상노 만하마을 이장) 주도로 열린 이날 시위에서 주민들은 ‘익산~대야간 복선전철 건설사업의 부실공사 해결과 교각설치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20일 철도공사 도중 8m 높이로 쌓아놓은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변 논바닥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로 인해 주변 논이 3m 높이로 땅이 치솟았고, 폭만도 무려 50m에 이르렀다”며 “이로 인해 5천 평 넘는 논이 피해를 입었고, 지금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이는 예견된 문제였다. 이곳은 예부터 ‘방죽’이 있던 곳으로 지질이 갯벌이다. 성토는 위험하니 교량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결국 주민의견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감행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주민들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다시 성토를 감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주민들은 그 어떤 물리적 행위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교각 설치공사 외에는 그 어떤 공법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당장 성토구간을 교각으로 설계변경하라”며 “부실공사에 대한 철저한 규명은 물론 향후 진행되는 공사는 주민들과 반드시 협의해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김대중 도의원과 강상원 오산농협 조합장 등은 주민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우창수 기자

철도부지에서 무너져 내린 흙이 주변 논바닥으로 흘러들어 논이 하늘로 치솟은 피해현장.(사진 가운데 잡초가 무성한 부분)

부실철도공사 오산면 대책위원회 오상노 위원장(왼쪽)

피해주민 이승표 씨(서오산마을).

김대중 도의원.

강상원 오산농협 조합장.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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