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건설위, ‘전국 최고 싼 물값’ 만들었는데 본회의서 물먹어
“뒷골목 야바위꾼 정치” 사퇴폭로전 자격미달 의회 비난 봇물

해당 상임위가 추진해온 성과도 제대로 파악도 않고 패를 지어 삭감 시킨 후에야 무릎을 치는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박경철 시장이 불통한다며 떠들어대던 꼴이 우습게 된 셈이다.

웃지 못 할 해프닝은 지난 6월 의회에서 열린 ‘2015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처리에서 발생했다.

익산시는 박 시장의 핵심사업인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해 용역비 4억 원을 의회에 상정했다.

앞서 삭감된 본예산을 다시 세워 재추진에 나선 것이지만 이번엔 내용이 전보다 더 좋았다.

의회 산업건설위(위원장 황호열)가 적극 나서 광역상수도 공급처인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식품클러스터 수도관 확장공사(20억 원), 하림공장 진입 상수도관 부담(30억 원) 등을 해주기로 약속을 받아낸 것.

특히 “물값도 대한민국에서 최고 싼 290원대로 낮춰 35년간 공급키로 약속”도 받아내 광역상수도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불거지던 ‘물값 논란’도 종식시켰다.

이번 추경에서는 5천만 원을 책정하고, 나머지 3억5천만 원은 내년 본예산에 세우기로 결정, 예결위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돌연 본회의에서 발목이 잡혀버렸다. 기획행정위(위원장 송호진) 소속 임형택 의원이 11명 의원의 서명을 받아 반대에 나섰고, 결국 표결 끝에 전액 삭감됐다.

산업건설위원장으로서 수모를 겪은 황 위원장은 분개했다. 급기야 지난 1일 “뒷골목의 야바위꾼들이나 하는 꼼수와 모사로 밀어붙여 삭감시켰다”며 사퇴서를 제출했다.

황 위원장은 “전액 삭감시킨 이유를 의원들에게 물어보니, 박경철 시장이 싫어서 그랬다”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반대에 나선 의원들이 나중에서야 설명을 듣고, 미안하다고 사죄하며 사퇴를 만류해 제출한 사퇴서를 다시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성명을 통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현재 익산시민 60%가 먹는 농업용 대간선수로 물은 대장균군이 용담댐에 비해 10배에서 19배를 초과한다. 특히 완주과학산업단지, 테크노밸리 등 대규모 공단의 배수로가 연결된 데다 주변 농경지 영농활동에 따른 각종 오염물질이 여러 지천을 통해 다량 유입되고 있다”며 “한국수자원공사가 보증하는 안전한 상수원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려는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돼 31만 익산시민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통 의회가 박 시장을 뭐라 할 자격이나 있느냐”며 비난이 쏟아졌다.

김모 씨(39·어양동)는 “의회에서 물값을 싸게 낮춰 놓고 스스로 삭감하는 촌극을 벌였다”며 “좀 더 안전한 물을 먹고 싶은 시민 바람을 저버린 의회가 무슨 민생정치를 운운할 수 있겠느냐. 시민을 우롱하며 정쟁을 일삼는 의원들은 당장 의원배지를 떼고 백의종군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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