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악취로 잠 못들다 아침 집안 보고 경악… 업체 보상 나서

악취분진 피해를 본 부송동 영무예다음 아파트(왼쪽)와 집안으로 날아들어온 시커먼 분진을 닦은 손수건.

2공단 내 알루미늄을 용해해 제품을 만드는 (주)세명테크에서 발생한 악취와 분진이 바람을 타고 1km이상 떨어진 부송동 영무예다음, 우미, 동아, 오페라하우스 아파트 등 3천세대가 넘는 주택가와 부송초, 부송중 등 학교를 덮친 것.

지독한 악취로 잠에서 깬 주민들은 대낮같이 불을 밝힌 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해가 밝은 오전 6시, 주민들은 더욱 기가 막혔다. 집 방바닥이 마치 ‘연필심을 갈아 뿌려 놓은 것처럼 새까만 분진’으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

주민들은 “걸레질을 한 번만 해도 금세 새까맣게 될 정도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익산시 악취상황실은 이날 새벽부터 아침까지 빗발치는 민원전화로 시달렸다.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는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익산소방서도 헛걸음만 쳤다.

악취·분진 발생지가 (주)세명테크로 밝혀진 것은 이날 오후 3시경. 주민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익산시와 함께 합동조사를 펼친 전북도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탐문 결과 태령금속(주)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는 (주)세명테크의 공장 내 ‘집진기 하단부’가 과열로 터져 여과되지 않은 악취와 분진이 굴뚝을 타고 배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고는 화재라고 볼 수 없다. 불을 끈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업체 측에 ‘악취·분진 방지시설이 훼손된 채로 몇 시간 동안 방치’한 책임을 물어 개선명령과 함께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들의 피해가 있었던 만큼 청소비 등 주민이 요구하는 대로 보상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세명테크는 피해가 발생한 아파트 등 주민 보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창수 기자

오른쪽 하단 A지점(태령금속 건물)과 주택가의 거리가 약 1km 떨어져 있다.

(주)세명테크가 빌려서 사용 중인 태령금속(주) 건물. 이곳에서 지난 8월28일 악취분진 발생사고가 벌어졌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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