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정보작명연구원장

최충헌은 고려 수도 개경에서 본관은 우봉(牛峰), 상장군 원호와 유씨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초명은 난(鸞)이라 했으나, 후에 충헌으로 개명했다. 청소년기에는 당대 최고의 무반 가문 출신으로 순탄한 집안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좋은 가문 출신에다 학문적 소양까지 갖춘 최충헌은 까막눈에 오로지 미신만을 신봉했던 무신집권자 이의민(李義旼)과 견줘 출발부터 달랐다. 명예욕이 남달랐던 최충헌은 무신들의 권력 장악에 자극을 받아 무신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1173년 조위총(趙位寵)의 난을 진압할 때 부원수 기탁성에게 발탁돼 별초도령이 됐으며, 이어서 섭장군이 됐다.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출신들이 상급자로 군림하는 것을 지켜본 최충헌은 이들과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후 그는 중요한 직책은 거의 맡지 못하고 한직에 머물게 됐다. 1196년 이의민의 아들 이지영이 최충헌의 아우 최충수의 비둘기를 강탈한 것을 문제 삼아 이의민을 미타산 별장에서 제거하고 그 일당을 학살 또는 귀양을 보내고 정권을 장악했다. 그는 집권해 부폐한 정치계를 개혁하는 명분으로 봉사십조(封事十條)를 제정했다.
이후 최충헌은 17년간 고려 무신집권기 최고지배자로 권력을 향유한다. 이 기간에 명종. 신종• 희종• 강종 등 4명의 왕을 바꿨다. 지어사태사를 거쳐 추밀원지주사로 올라 군사권은 물론 인사권까지 확보한 최충헌에게 왕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민가 100여 채를 허물어 왕실 궁궐에 못지않은 대저택을 지었으며 집에서 외국의 사신을 맞아 잔치를 베풀었다.
최충헌의 무단통치를 지켜보던 희종이 마침내 자신의 측근 내시들과 함께 모의해 최충헌을 제거하기로 했다. 희종을 보러 수창궁으로 들어온 최충헌은 무방비 상태에서 습격을 당했다. 급하게 몸을 피해 희종에게 달려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희종은 방관했다.
최충헌은 급히 지주방(知奏房) 문틈에 몸을 숨겨 목숨을 보전하고 측근들의 도움으로 전세를 역전 시킨 뒤 관련자들을 모두 처단하고 희종을 폐위시켜 강화도로 유배시켰다.
최충헌은 천수를 다 누리고 7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를 이어 국가의 대권을 장악한 아들 최이는 백관은 소복을 입고 장례에 참석했다. 그의 장례식은 어느 제왕에 못지않은 대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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