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대규모 김안균·이배원 가옥 문 잠겨 헛걸음하기 일쑤
 

목재들이 조해영 가옥 대청마루 아래에 방치돼 있다.

면적으로 보면 전주 한옥마을에 비할 바 아니지만, 가옥 한 채 당 크기를 보면 전북 최대 규모의 웅장함과 아름다운 한옥의 기품이 담겨 있어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명소다.

특히 토석담은 등록문화재 제263호, 조해영 가옥은 전북 문화재자료 제121호, 김안균 가옥은 전북 민속자료 제23호, 이배원 가옥은 전북 민속문화재 제37호로 가치가 높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절로 이맛살이 찌푸려진다. 조해영 가옥은 멀쩡한 대문을 놔두고 토석담 사이로 길이 나 있다. 여러 마리 개들의 사납게 짖어대는 마중이 마치 도둑관광을 하는 기분이다.

안채와 사랑채 등 여러 채의 한옥과 거대한 정원은 부잣집의 위용을 드러내고도 남는다. 그러나 관리는 엉망이다. 문창호지는 구멍이 숭숭 나 있고, 집기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다. 곳곳의 문과 난간이 틀어지고, 떨어져 나갈 정도로 위태위태하다.

소화기 또한 낡아 화재대비가 매우 취약하다. 마치 버려진 흉가 꼴을 하고 있다.

김안균 가옥은 원형 그대로 보전되고 있는 전북 최대 규모 한옥이지만, 대문이 굳게 잠겨 있고 높은 토석담으로 가려져 안을 살펴볼 수 없어 관광객들이 헛걸음하기 일쑤다. 대문에 ‘사유재산이어서 출입을 금한다’는 푯말이 붙어 있다.

이배원 가옥은 원불교 함라교당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해 전통 한옥 이미지는 많이 사라졌다.

논산에서 관광 왔다는 김모 씨(55)는 “삼부잣집이 유명해 크게 기대하고 찾아왔는데, 실망스럽고 매우 안타깝다”며 “깨끗하게 관리하고 집안을 외부에 공개한다면 세계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민들 또한 “시에서 주차장과 공원, 체육시설 등 주변 여건을 잘 갖춘 만큼 관광의 알맹이인 함라 삼부잣집의 관리를 잘해 관광객들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익산시는 “조해영 가옥의 소화기를 즉각 새것으로 교체하고, 보수 등 정비에 나서겠다”며 “김안균 가옥 등 소유자들과도 협의해 개방하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난간.     구멍이 숭숭 뚫린 문창호지.

못 쓰는 집기 등과 낡은 소화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낡은 소화기.

집 입구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문살과 옛 탈곡기구들.

대문에 출입금지 푯말을 붙여 놓고 외부에 공개를 꺼리는 김안균 가옥.

원불교 함라교당으로 쓰고 있는 이배원 가옥.

높고 기다란 토석담.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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