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정보작명연구원장

전남 진도군 진도면 교동리에서 태어난 손재형은 밀양손씨 영환의 유복자로 태어났다. 본관은 밀양이고 아명은 판돌(判乭), 후에 조부가 재형으로 개명해 준다. 자는 명보(明甫), 호는 소전, 옥소정, 옥전장, 문서루, 존추사실, 호석연경실 등이 있다.

5세 때부터 할아버지 손병익은 한문교육과 글씨를 지도했으며, 그의 영민함을 알게 된 조부는 장차 큰 꿈을 키우기 위해 재형으로 이름을 바꾸고 서울 효자동에 집을 마련해 살게 했다.

진도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양정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21살에 조선미술전람회 서예부에서 입선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입‧특선에 거듭 입상했다. 1934년 조선서화협회 이사가 돼 제13회 협회전 심사를 맡으면서 서예가로 도약했다.

1943년 경성공립고등보통학교 교사로 임명을 받았다. 이듬해에 경성대학교 교수였던 일본 학자 후지즈카 지카시가 국보 180호 세한도(歲寒圖)를 가지고 일본으로 귀국한다는 것을 알고 그를 따라 무작정 도쿄로 건너갔다. 손재형이 후지즈카를 찾아가 한 달 여간 간곡한 설득 끝에 ‘세한도’는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손재형은 추사체 이후 독보적인 개성의 소전체를 창안해 서예계에 큰 획을 그었다. 독창적인 소전체를 보여주며 그림의 뜻이 선(禪)과 통한다는 화의통선(畵意通禪)을 1945년 청명절에 지인들에게 보여줬다.
서울 성북동 승설암 배정국의 집으로 소설가 상허 이태준, 서양화가 수화 김환기, 동양화가 심원 조중현 등 당대의 예술가들이 모였다. 사랑채 정원에서 손재형은 이태준의 요청을 받고 간결한 구도로 자연과 지성을 담은 승설암도를 그려 감상했다.

중국에는 서법, 일본의 서도와 달리 소전은 서예라는 새로운 명칭을 주창해 한국 서예운동을 이끌었다. 그의 문하생으로는 김기승, 김사달, 하남도, 서희환 등이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예를 지도했다.

1947년 진도중학교를 설립했고 예술원회원, 한국예술연합회회장과 국회의원을 지냈다. 손재형은 서예뿐 아니라 그림과 문화재, 전통건축 등에도 조예가 깊은 예술인 이었다. 전남 진도군 진도읍 성내리에 소전미술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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