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외벽은 양팔 벌린 길이만큼 뻗어
전문가 지적에도 익산시 “안전엔 이상 없어… 하자보수” 시민 눈총

옥상휴게실 바닥 수십 곳이 마치 바짝 마른 논바닥처럼 실금이 쩍쩍 나 있다.

이번 호에는 옥상 곳곳에 실금이 나 있는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름만 ‘옥상휴게실’일뿐 황량하게 텅텅 비어 있는 실태를 보도할 계획입니다.

익산예술의전당에 대한 시민들의 많은 제보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지난 3일 비바람에 익산예술의전당 4층 옥상 외벽이 뜯겨져 나가면서 촉발된 ‘부실공사 의혹.’ 건물의 안전은 이상이 없는 걸까.

익산예술의전당 내부는 유독 건물 꼭대기인 4층에서 실금이 많이 발견됐다. 문 주변 등 곳곳이 눈에 들어왔다.

옥상휴게실 바닥은 1년 된 신축 건물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마치 10년 지난 낡은 건물 옥상처럼 수십 곳에 실금이 쩍쩍 나 있었다. 바짝 마른 논바닥을 보는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심지어 외벽 한 곳은 양팔을 벌린 길이만큼이나 실금이 뻗어 있었다.

익산시는 “바닥이나 외벽 실금이 간 곳은 건물 기둥 등 구조체가 아니어서 안전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옥상 바닥은 단열재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한 후 방수 칠하고 또 방수층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르타르(mortar)를 칠하는 복합방수를 했다”며 “금이 간 것은 ‘모르타르’여서 건물 내부구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대입해 보면 의문투성이다.

공사현장 전문가 출신인 소광호 교수(원광대 건축공학과)는 “외벽 실금이 길게 난 것은 정밀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외벽 균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반상식. 준공 1년 만에 양팔을 벌린 길이만큼 실금이 간 것은 가정집에서도 그냥 넘기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특히 불특정 대다수 시민들이 모이는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소 교수는 또 “모르타르는 보호콘크리트다. 실금이 많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은 실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옥상 바닥을 바둑판 모양으로 일정 간격 당 나눠 시공을 한다. 이렇게 하면 구조가 더 튼튼하고 실금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 교수 말대로라면 익산예술의전당 옥상 바닥은 문제가 있음이 분명하다.

옥상 바닥 실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둑판모양으로 2~3m 간격을 나눠 시공한 공법치곤 실금이 너무 많기 때문.

과연 익산시 주장대로 보호콘크리트인 모르타르만 금이 갔을 지 의문이다.

준공 1년 만에 불거진 ‘외벽 붕괴’와 ‘수십 곳의 실금’ 문제. 부실공사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됐지만, 익산시는 정밀조사 없이 하자보수로 결론 낼 태세다. “감리회사도 불러 외벽과 바닥 등을 전면 하자보수한다”는 입장.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고울 리 만무하다.

김모 씨(45·어양동)는 “익산시가 건설사에 마치 끌려가는 모양새다. 앞으로도 시민혈세가 계속 들어가는 만큼 안전하게 지어졌는지 면밀히 조사한 후 보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익산예술의전당은 400여억 원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립됐다. 임대형민자사업(BTL)이어서 시공사인 (주)남영건설에 20년 간 분할 상환한다. 매년 운영비 등을 포함해 30억 원가량 예산이 소요된다.

/우창수 기자

익산예술의전당 현관문 방향 4층 옥상 외벽이 양팔 벌린 길이만큼 금이 길게 나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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