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실적 2년 이상 등 조례에 없는 자격조건 입찰공고 물의
수년간 옥외광고협회 독식 일반업체 참여도 못해 발만 동동

익산시 지정 현수막 게시대.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문제는 12월 21일, 익산시가 ‘현수막 지정 게시대 대행업체 입찰공고’를 내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118곳의 현수막 지정 게시대 관리를 하고 있는 (사)전라북도 옥외광고협회 익산지부(이하 옥외광고협회)의 대행기간이 12월 31일자로 만료됨에 따라 2016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3년 간 대행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공개 입찰공고를 냈는데, 자격조건에 조례에도 없는 항목을 끼워 넣고 가산점을 매기도록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002년 제정된 현행 ‘익산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 제18조(옥외광고시설물 관리의 위탁 및 그 절차 등) 5항에 따르면, 옥외광고시설물의 관리를 위탁받고자 하는 자는 ▲옥외광고분야의 기술자격을 취득한 자 1명 이상이 포함된 종업원 3명 이상 ▲사무실 면적 33제곱미터 이상 ▲작업차량·사다리·카메라 및 기타 옥외광고시설물의 관리에 필요한 장비 등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위의 3가지 자격조건을 넘어서는 것은 명백한 자치법규 위반.

하지만, 익산시는 수년 전부터 입찰 자격조건에 슬그머니 3개 항목을 추가해 조례를 위반해 왔다.

▲익산시 지정현수막 게시대 관리실적이 2년 이상 ▲정관(등기부)의 내용 중에 옥외광고물 관리운영 사업내용이 있은 자 ▲익산시 지정 현수막게시대 관리에 적합한 지 판단여부(사무실 위치, 게시대 위치 인지도 등)를 끼워 넣고 15점과 10점 씩 총 40점의 가산점을 매기도록 했다.

이 때문에 현재 대행을 하고 있는 옥외광고협회를 제외하곤 익산의 광고업체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70여개 회원사로 구성된 옥외광고협회는 문제의 3개 자격조건까지도 모두 갖추고 있는 반면 다른 업체는 게시대 관리 실적이나 정관 등이 전무하기 때문.

익산시 스스로 공정한 경쟁 입찰을 제한하고 일감몰아주기 독점형태를 만든 꼴이다.

이러한 익산시의 조례 위반 덕분에 현수막 지정 게시대는 옥외광고협회가 독식해온 것도 사실. 2012년 입찰 때도 옥외광고협회 차지로 돌아갔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려던 광고업체들은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익산시가 조례를 위반하면서까지 일감몰아주기를 해왔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익산시는 2012년 입찰 때와 같은 내용으로 공고했지만, 조례 위반 부분이 포착돼 공고를 취소하고 1월 초·중순께 내용을 수정해 재공고할 계획이다.

다음 재공고 때는 선정위원회를 구성, 공정한 심사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행을 맡고 있는 옥외광고협회는 현수막 1건 당 1만 원을 받아 7천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118곳의 게시대를 관리하면서 한해 억 대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창수 기자

익산시가 이번 입찰공고에서 내건 문제의 자격조건.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