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본관은 순흥이고, 조선중기에 안씨의 집성촌을 이뤘던 서울 삼천동 안가지기(安家之基)에서 충청도 병마절도사를 지낸 인후(仁厚)와 어머니 옥천 전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호는 남강(南岡), 별호는 낙향해 산야에 묻혀 은거할 때 스스로 부른 촌부야노(村夫野老)다.
안공(安珙)이 유년시절 사랑채의 글방에 유학자들이 모여 한학을 강론하고 있었다. 삼형제들은 천문지리학을 습독해 일찍이 관직에 출사했다. 맏형 성(珹)은 의정부좌찬성을 거쳐 판의금부사에 이르고, 동생 사전(嗣全)은 이인찰방을 거쳐 제용감직장으로 승진했다.
공(珙)이 1490년 양과에 등과 후 1508년 충청도관찰사로 재임할 때 1519년 중종 기묘사화가 발생했다. 기묘사화는 사촌인 안당(安瑭)이 이조판서에서 정승으로 제수된 이듬해에 남곤, 심정, 홍경주 등의 훈구파 재상들이 조광조를 비롯 김정, 김식 등의 젊은 선비를 몰아내고 죽이거나 귀향 보낸 사건이다. 안당은 영의정 정광필과 협력해 사람들을 구하려다 되레 관직을 삭탈 당했다.
시정의 불투명함을 예견한 사전은 좌의정 안당을 만나 “서리가 내리면 곧 얼음이 어는 것과 같이 지금의 시국은 불길하니 한양을 떠나겠다”며 벼슬을 버리고 옥천 땅으로 내려가 산중에서 자신의 호에서 따온 서정(西亭)이란 정자를 짓고 학문을 연구하다 그 곳에서 세상을 마쳤다.
사전이 떠난 일 년 뒤 심정, 남곤 등이 사주해 반역죄목을 만들어 많은 문신들을 처형하는데 이것이 피비린내 나는 신사무옥이다.
안당과 안처겸, 안처근, 이홍건 등 문신들이 처형됐으며 안관(安灌)은 경상도 함안, 안수(安琇)는 강원도 춘천, 안처순(安處順)은 전라도 남원으로 은신했다. 시국이 급박하게 폭거에 휩쓸리자 안공은 가족들과 함께 전라도 광주로 낙향했다.
무등산 기슭에 자리를 잡아 세상과 단절하고 천문지리학 탐구와 시를 쓰면서 촌부의 생활을 즐기며 여생을 보냈다. 중후한 인품을 지닌 공은 주위에서 한양선비님이라 불렀다. 1530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조정에서는 중종이 승하하고 명종이 즉위해 1556년에 신사무옥에 관련된 선비들이 복관돼 여러 선비들이 한양을 찾았지만 안공의 자손들은 은거지를 이탈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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