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사후면세점’ 개점 휴업

서해퍼피스 실질적 운영자 구속 폐업… 중국인 관광객 발길 끊겨
익산시 ‘명품관’ 재추진… 모집공고 냈지만 사업자 없어 '하세월'


개점 6개월 만에 문 닫은 백제면세점.

평일 발길 뜸한 왕궁면 귀금속판매센터 주얼팰리스에 모처럼 활기가 돈 건 2015년 4월 16일이었다. 문 닫았던 명품관 자리에 외국인 전용 사후면세점인 백제면세점이 들어서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사후면세점은 공항에 있는 면세점과는 달리 외국인 관광객이 우선 물건 값을 치른 후 출국할 때 공항 내 환급창구에서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물품대금의 8%를 돌려받는 매장.

비록 백제면세점 사업자인 (유)서해퍼피스와 연을 맺은 여행사가 중국인 관광객을 100여 명이상 데려올 때만 북적였지만, 한산했던 주얼팰리스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만으로도 귀금속 매장업주들은 기분이 좋았다.

더욱이 백제면세점에서 국산 화장품, 전자제품, 건강식품만을 취급한 덕분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62곳 귀금속매장을 둘러보며 귀금속을 사가기도 해 적게나마 매출에 도움도 됐다.

백제면세점 개점으로 막혔던 숨통이 그나마 트일 것처럼 보이자 귀금속 업주들은 7월 9일 사후면세점으로 등록했다. 62곳 매장 중 47곳이 사후면세점이 됐다.

하지만, 기대치는 예상 이하였다.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꺼려해 한동안 방문이 멈췄다.

메르스가 점차 잠잠해지면서 회복세를 맞는 듯했지만, 개점한지 불과 6개월 만인 9월 백제면세점이 돌연 문을 닫으면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은 뚝 끊겼다.

서해퍼피스 실질적 운영자인 이모 씨가 서해대학 공금횡령사건에 깊이 연루돼 구속되면서 폐업해 버렸기 때문. 이 씨는 부인 김모 씨 명의로 사업자를 낸 후 여행사가 중국인 관광객을 데려올 때마다 사례비를 주며 백제면세점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구속되고 문을 닫으면서 더 이상 사례비를 받을 수 없게 된 여행사들은 주얼팰리스에 발길도 향하지 않고 있다.

4.13 총선 새누리당 익산 을로 출마한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서해퍼피스 회장 행세를 하다 백제면세점 폐업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귀금속 매장 47곳은 지금도 사후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유명무실 상태다. ‘그땐 그랬지’로 과거형이 된 듯 중국인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익산시는 면적 268㎡에 달하는 백제면세점 자리에 예전 명품가방, 의류 등을 판매하는 ‘명품관’을 다시 열 계획을 세우고 3차에 걸쳐 모집공고를 냈지만, 입점의향이 있는 업주가 나타나지 않아 고민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사후면세점을 활성화시킬 방안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 주얼팰리스. 귀금속 업주들의 가슴엔 요즘 같은 날씨마냥 찬바람만 쌩쌩 불 뿐이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