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본관은 양천이고, 전남 진도군 진도읍 쌍정리에서 아버지 허각(許珏)과 경주 김씨 사이에서 3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초명은 허유였으나 후에 허련으로 개명했다. 자는 마힐(摩詰)이고, 호는 소치(小痴)이다. 추사 김정희가 내려 줬는데 원말 황공망의 대치(大痴)에서 따온 것이다. 이 외에도 노치(老痴), 석치(石痴) 등이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으나 전문적인 그림 공부를 하지 못했다. 1835년 해남의 윤선도 고택인 녹우당에 가서 윤두서의 ‘공재화첩’을 빌려와 오랫동안 묘사하면서 그림에 몰두했다.

대흥사의 초의선사로부터 시와 문을 익히던 그는 추사 김정희를 소개받고, 서화를 보였다. 추사는 허련의 그림에 감복해 한양으로 불려가 제자로 삼아 그림 수업을 받게 했다.

한양에 머물면서 신관호, 정학연, 민승호, 이하응 등과 폭 넓은 교유를 하면서 산수, 모란, 사군자, 노송 등 다방면의 소재를 그렸다.

능숙하고 대담한 농묵으로 구사해 산수화는 조화를 이뤄 구성은 거칠면서도 짧은 선은 그의 개성을 잘 표현했다.

추사는 이런 그림을 “화법이 심히 아름다우며 우리 고유의 습성을 타파해 압록강 이동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면서 “소치의 그림이 내 것보다 낫다”고 했다.

1840년 추사가 제주도에 유배를 가게 되자 제주도로 건너가 제주목사 이용현의 배려로 추사의 적거지를 왕래하며 그림 수업을 받았다.

1846년 권돈인의 집에 머물면서 헌종을 알현하고 그림을 바친 것이 계기가 돼 벼슬과 인연을 맺게 됐다.

1848년에 고부감시를 거쳐 지증부사에 이르렀다. 유배에서 풀려난 추사가 관악산을 거쳐 봉은사에 머물다 별세하니 허련은 고향 진도로 낙향해 운림산방을 짓고 은거하면서 그림에만 전념했다. 85세가 돼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소치 특유의 문기가 드높은 불후의 많은 작품을 남겼다. 4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한 운림산방은 아들인 허형과 손자인 허건, 허백년에 전수돼 찬란한 화맥을 이어갔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에 생가와 운림산방, 소치기념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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