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캠핑장’ 불결한 손님맞이 망신살

관리 미흡 이유 민간위탁서 익산시 직영 전환했지만 역효과

화장실 등 사용흔적 고스란히… 예산·행정인력 낭비 자초해

16일 오전 웅포캠핑장. 10여명의 여성들이 정자에 앉아 싸온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 여성이 새로 신축된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미간을 찌푸린다. 이유를 물으니 “쓰레기만 치워졌지, 변기나 세면대가 더러워 청소나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내비냈다.

봄맞이 캠핑족을 불러 모으기 위해 얼마 전 각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한 웅포캠핑장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채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민원이 제기됐던 화장실과 개수대, 샤워장도 2015년 말 신축하는 등 편의시설을 늘렸지만, 관리가 잘 안 되는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16일 화장실을 둘러보니 변기와 세면대 등 곳곳에 사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번쩍거릴 정도로 광은 고사하고 닦은 흔적은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심지어 신축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곳곳의 금속 재질은 벌써부터 녹이 슬고 있었다.

“공공시설을 함부로 이용하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리기엔 관리 소홀이 너무나 커보였다.

관리 소홀 문제는 2012년 6월 개장 후 시가 직접 운영할 때부터 계속됐다. 2014년과 2015년 웅포주민들에게 위탁을 했다가 다시 올해부터 시 직영체제로 전환한 것도 관리 소홀이 한 가지 이유였다.

그나마 웅포주민들이 운영했을 때는 예산절감 효과라도 있었지만, 시가 직영하면서는 이것마저도 없어졌다.

민간위탁으로 2년 간 세우지 않았던 웅포캠핑장 운영 예산이 올해 시가 직영하면서 세워졌다. 한해 전기료, 수도료 등 5천만 원에다 유지관리비까지 총 7천만 원가량이나 됐다.

행정인력도 4명(공무원 2명, 공익 2명)을 배치했지만, 정작 캠핑족이 몰려드는 주말엔 ‘주사’라고 부르는 공무원 1명만 근무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늦은 밤까지 주위 사람들 잠 못 자게 고성방가가 흘러나와도, 쓰레기가 곳곳에 나뒹굴어도 공무원 혼자 관리하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월요일 오전 4명이 출근해 하는 일은 주말에 캠핑족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는 것 말고는 그다지 할 일이 없어 보였다.

16일 오전 ‘주사’라 부르는 공무원은 덕양정 주변의 풀을 깎고 있었고, 나머지 3명은 한가로웠다. 사무실에는 공무원 1명과 공익 1명이 컴퓨터나 책을 보고 있었고, 공익 1명은 보이지 않았다. 익산시가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자초한 꼴이다.

웅포캠핑장 담당 주무관은 6개월 간 현장에서 몸으로 직접 체험한 끝에 ‘청소전담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무관은 “웅포주민대상으로 청소기간제 근로자를 뽑을 계획”이라며 “올 추경예산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주말 이용객이 떠나고 청소한 상태의 화장실. 변기에 사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불결하기 짝이 없다.

세면대마저도 물로 닦은 흔적이 전혀 없다.

지난해 말 신축한 화장실 내 남자 소변기 옆 철봉이 1년도 안 돼 녹이 슬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