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에탄올 경상도 매각 일파만파

전주소재 인수협상 결렬 후 급속히 진행 우려감 팽배

직원 48명 고용승계도 불확실 매각 반대 움직임 확산

50년 애환이 서린 마동에 있는 익산 대표 향토기업 옛 보배 주정공장 ‘하이트진로에탄올(주)’이 매각 진통을 겪고 있다.

경영난으로 여러 번 주인이 바뀌긴 했지만, 이번엔 경상도 업체로의 매각이 추진되면서 향토기업 이미지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또한 직원들의 고용승계 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어서 매각 반대 움직임도 크게 일고 있다.

최근 이처럼 회사 안팎이 술렁이고 있는 것은 지난 2월 25일 하이트진로홀딩스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던, 전주에 본사를 둔 창해에탄올이 4월 20일 인수를 포기하면서 갑자기 경상도 소재 주정회사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익산 경제인과 시민들은 “전북도내 업체도 아니고 경상도 업체가 인수를 하면 이제는 아예 향토기업의 이미지도 없어질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선 외지 업체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경상도 업체 매각추진으로 인해 좌불안석인 것은 열심히 주정을 만들어 회사를 흑자로 만든 48명의 직원들.

2012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눈덩이처럼 쌓인 부채 250억 원을 모두 갚고 지난해엔 단기순이익 23억 원을 거둔 알짜 기업으로 만들었지만, 매각으로 인한 고용승계가 불안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전주 소재 창해에탄올에 매각이 추진될 당시만 하더라도 5년 간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독립법인 유지가 약속됐지만 갑자기 협상이 결렬됐고, 이런 약속이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채 경상도 소재 업체로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참다못한 직원들은 4월 26일 현수막을 내걸고 “경상도 소재의 3개 회사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목 놓아 소리쳤다.

일부 직원들은 하이트진로홀딩스를 찾아 1인 시위도 벌였다.

하이트진로에탄올 문삼구 노조위원장은 “본사에서는 매각추진을 쉬쉬하고 있고, 특히 피땀 흘려 흑자 기업을 일군 직원들의 생계엔 관심도 없다”며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독립법인 유지가 안 될 경우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