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병원 앞 등 3곳 간이도서관 흔적도 없어 전시성에 그쳐

관광안내 없이 문화유적 사진만 달랑 심야엔 우범지대 되기도

#신동 원광대병원 앞 버스승강장. 은색 철제 지붕아래 20여명의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우두커니 앞을 보고 있다.

2008년 이곳엔 ‘간이도서관’이 있었다. 익산시가 독서 권장을 위해 버스이용객이 많은 이곳 원광대병원과 영등동 외환은행, 중앙동 익산역 앞 등 3개 승강장에 간이도서관을 개설했었다.

공무원들로부터 1천500권의 책을 기증받아 각 500권 씩 비치했는데, 책 도둑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민의식 실종’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익산시가 철저한 준비 없이 사업을 펼친 것도 문제였다.

시민 김모 씨(40·부송동)는 “결국은 단발성 전시사업이란 오명을 안았고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을 허공에 날려버리는 꼴이 됐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문화가 숨 쉬는 버스승강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산역 앞 버스승강장. KTX개통과 동시에 역사는 물론 주변이 새단장을 하면서 산뜻하게 꾸며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사진을 벽면에 부착했다.

외지인들에게 첫 인상을 심어주는 곳이기도 하니 신경을 많이 썼지만, 정작 외지인들은 “내용도 충실했으면 좋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전에서 왔다는 박모 씨(45)는 “승강장에 문화유적 사진을 부착했으면 외지인들이 관심을 갖도록 간단한 소개나 그곳으로 가는 버스차편 안내를 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공동관리위원회에 상의해 관광안내 등을 삽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동 동성전기 앞 버스승강장. 공구상가가 밀집된 이곳은 낮엔 활기가 넘치지만, 밤에는 인적이 드물어 범죄우려가 높은 곳이다.

특히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이일여고 학생들에게는 두려움의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9일엔 태양열 조명등이 고장나는 바람에 사방이 어두컴컴해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밤 9시30분께 야음을 틈타 자위행위를 하는 바바리맨을 본 여학생들이 소스라치게 놀라 승강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도망을 치는 일이 있었다. 인근 주민이 신고해 바바리맨은 검거됐고, 익산시는 지난 15일 오전 고장 난 태양열 조명등을 수리했다.

익산지역엔 버스승강장이 760여개가 있다. 이중 시내에만 250여개가 있다. 2012년부터 시내를 중심으로 1년에 20여개 씩 태양광 조명등을 설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변에 불빛 없는 지역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여성을 상대로 한 야간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태양광 조명등을 설치하고 있다”며 “고장 신고를 하면 즉각 수리해 시민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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