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포면 쌍정마을 하수관거 '천덕꾸러기'

4월 초 250m 도로 공사 후 부직포만 달랑 씌운 채 나 몰라라

주민 “길 높이 낮추고 새포장” 市 “주민동의서 제출하면 시행”

춘포면 쌍정마을. 고려온천아파트 인근 삼거리를 끼고 익산시내 방향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160세대가 사는 쌍정마을은 아파트, 연립주택 등 대규모 주택단지를 제외한 전북도내 자연마을 중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평화롭기만 한 이 마을은 얼마 전부터 골칫거리가 하나 생겼다. 지난 4월 초 시작한 하수관거 사업이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않은 것.

마을 도로 한 가운데를 갈라 250m가량 하수관을 설치하고, 흙과 자갈을 덮은 후 부직포를 씌워 놓은 채 방치되고 있다.

울퉁불퉁한 250m 비포장 길은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직포가 찢어져 차가 지날 때마다 흙먼지가 날린다. 세차를 해도 하루를 못가 흙먼지를 뒤집어쓰기 일쑤다. 비오면 웅덩이가 져 흙탕길로 변한다.

주민들은 “지금의 아스콘과 흙을 걷어내고 새 포장해준다고 한지가 언제인데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 최모 씨(58)는 “공사 시작 당시 덧씌우기를 하기로 돼 있었지만, 익산시가 주민요구를 받아들여 덧씌우기 대신 아스콘과 흙을 걷어낸 후 새 포장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예전 콘크리트도로에 아스콘을 깐 후 도로가 높아져 주변 주택의 물 빠짐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에 하수관거 사업을 한 김에 아스콘과 흙을 걷어내 도로의 높이를 낮춘 후 새 포장을 해줄 것을 요구했고, 익산시가 이렇게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하지만 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들이 흙먼지로 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살수차로 물을 뿌리는 행동만 취해왔다.

28일 오후 2시 현장을 방문한 시청 관계자들과 시공업체 관계자는 주민과의 약속사항을 처음 듣는 것처럼 행동을 취했고, 결국 이장 등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에 약속을 시행하기로 재차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시 관계자가 ‘덧씌우기 대신 아스콘과 흙을 걷어내고 새 포장 하려면 공사비가 더 투입돼야 한다. 주민동의서를 제출하면 시공을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제라도 시가 약속을 지키면 다행이겠지만, 나중에 또 약속한 게 없다고 할 지 걱정된다. 주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지켰으면 좋겠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