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지, 용, 덕을 겸비한 장수 계백은 대동지지(大東地志)에 ‘계백명승백제동성’이라고 기록된바 계백은 이름이고 성은 왕실의 동성인 부여(扶餘)를 뜻한다. 계백은 호인데 조상이 왕실로부터 분봉 받은 계백현(階伯縣)에서 유래됐다.

계백은 사비의 충화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낮에는 천등산에 오르며 무술을 연마하고 밤이면 글을 읽었다. 계백은 궁술과 마술(馬術)에 뛰어났고 학문에도 뛰어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좌평 다음인 정2품 달솔에 올랐다.

당시 백제는 고구려 일본 등과 친교를 맺고 신라와 대치관계였다. 고립된 신라는 당나라와 동맹을 맺고 원병을 요청했다. 당나라 고종은 소정방을 대총관으로 임명해 군대와 함께 바다를 건너 신라를 돕게 했다. 신라는 김인문을 부총관에 임명해 나당연합군 13만 명으로 백제 공격을 계획했다. 무열왕은 태자와 김유신, 품일 등에 정병 5만 명으로 당군사와 합세해 황산벌에 진군했다.

백제의 의자왕은 충신들의 충언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신들의 불리한 작전을 감행했다. 출전명령을 받은 계백은 “한나라가 두 나라의 대병을 맞게 되니 나라의 존망을 알지 못하겠다. 내 처자는 적에게 잡히어 노예로 살아 욕을 보느니 차라리 죽는 것만 같지 못하다”며 결사대 5천명을 뽑아 거느리고 자기의 처자들을 손수 죽이고 황산벌 싸움터에 나갔다.

계백은 삼영을 치고 전원에게 서약하기를 “옛날 월나라의 구천(勾踐)은 5천명으로 오나라의 70만을 격파하였으니, 오늘 마땅히 각자의 분투를 독려해 승리함으로 국은에 보답할지어다”라고 격려했다.

신라군 5만의 주력부대와 그의 5천 결사대는 네 차례 싸워 이겼으나 결국 나이어린 관창의 처절한 전사에 흥분한 군사들이 노도처럼 밀려 들여와 중과부적으로 패하고 계백은 장렬한 최후를 마쳤다. 황산벌의 패전으로 나당군은 조수와 같이 밀려들어 사비성을 함락함으로써 백제는 멸망한다.

흥수. 성충과 함께 백제의 3충신으로 불리며 나라에 대한 충성을 끝까지 지킨 충절의 표상이 됐다. 계백의 의로운 죽음을 보고 백제유민들이 시신을 거두어 은밀하게 가매장했다.

계백장군의 유적지는 충남 논산시 부적면 신풍리14(충곡로311-54)에 있으며, 백제군사박물관과 묘소가 있고, 충장사에는 영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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