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수 대표 옛날 양은 도시락 통 등으로 인테리어 추억 새록새록

‘쫄깃한’ 가브리살·‘기막힌’ 낙엽살 등 메뉴에 특징 넣어 재치 만점

어양동 익산농협 파머스마켓 뒤 ‘연탄구이 식객(☎063-833-6828).’ 간판 이름이 서민적이고 친근감이 넘친다.

안으로 들어서니 22평 식당이 꽤 널찍해 보인다. 원형테이블 십여 개가 손님을 정겹게 맞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인사를 나눈다. 벽면에 걸린 국자, 천정에 매달린 후라이팬, 냄비, 옛날 양은 도시락통 등이 추억을 노래한다.

테이블 가운데에 연탄불을 올려놓고 고기를 지글지글 구워 술잔을 기울이기 딱 좋은 장소다. 누구와 함께라도 금방 친숙해질만한 곳이다.

황은수 대표(44)는 정열의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황 대표는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음식사업에도 관심이 많았다. 맛 집을 찾아다니며 연구하고 고심한 끝에 큰맘 먹고 2014년 4월 정식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당 이름은 허영만의 만화 ‘식객’을 따서 지었다고 했다. 사람들이 쉽고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도 있다고 했다.

인테리어는 모두 세월의 흔적이 묻은 중고. 황 대표는 “연탄구이는 추억을 떠올리는 맛이기 때문에 고물상까지 찾아다니며 물건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테리어 포인트는 빨간색이다. 정육점도 고기가 맛있게 보이려고 빨간불을 켜놓는 것처럼 우리집도 이렇게 포인트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탄불 맛을 아는 식도락가들이라면 연탄구이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고기의 기름기를 빼면서 풍미를 더한 맛은 일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메뉴판은 재치가 넘친다. 음식 이름 앞에 특징을 넣어 적었는데 재미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쫄깃한 가브리살’, ‘기막힌 낙엽살’, ‘전설의 갈매기살’, ‘고소한 항정살’, 그리고 이 4가지 특수부위가 함께 나오는 모둠구이가 160g에 1만1천 원이고, ‘두툼한 삼겹살’은 180g에 1만1천 원, ‘탱탱한 껍데기’는 180g에 6천 원이다. 모두 국내산 돼지고기다.

술 또한 ‘즐겨 찾는 소주’, ‘갈증 날 때 맥주’, ‘안 취한다 청하’, ‘오래 사는 백세주’, ‘무알콜 음료수’ 등 재미있게 적었고, 3천 원짜리 후식은 요리시간에 따라 20분 냄비밥과 누룽지, 15분 해장라면, 15분 계란말이 추가를 적어 놓았다.

황 대표는 “메뉴판이 재미있고 분위기도 좋다는 단골손님이 꽤 있다”며 “다양한 음식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백종원처럼 음식사업을 해보고 싶은 꿈도 있다”고 포부를 다지기도 했다.

연탄구이 식객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다.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은 정기휴일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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