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정보작명연구원장

동양화와 서양화를 접목시킨 추상화 탄생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이응노는 충남 홍성군 홍복면 중계리 홍천마을에서 태어났다. 엄격한 선비 집안에서 아버지 이근상(李根商)과 어머니 김해 김 씨 사이에서 5남1녀 중 넷째다. 아호는 죽사. 대나무처럼 곧고 푸르게 살라고, 해강이 지었다. 고암(顧菴)은 고대 중국의 화가 고개지의 성을 따서 지었다.

수려한 용봉산과 월산에 싸인 평온 마을 풍경은 이응노를 예술의 세계로 꿈을 품게 했다. 아버지에게 한학을 배웠으며, 홍성초등학교에 진학했다. 1920년 송태회의 지도로 묵화의 기본을 배웠다.

1922년 서울에 올라가 해강 김규진 화백의 문하생으로 입문해 서예, 문인화, 산수화, 인물화 등을 배웠다. 1923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대나무 그림으로 입선한 이래 여러 차례 입상해 화단에 등단했다.

1983년 일본에 유학해 일본남화의 대가 마바야시게이스를 사사했으며 서양화와 전통화를 접목시키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1945년 귀국해 단구미술을 조직해 일본 잔재의 청산과 민족적인 부흥운동을 했다. 수덕사에 둥지를 틀고 수덕사 입구에서 수덕여관을 운영했다. 이응노의 작품이 성숙미를 승화 시켜 든든한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됐다.

194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교수로 재임했다. 1956년 프랑스미술 평론가의 초청으로 뉴욕에서 열린 현대한국미술에 출품하면서 그의 명성은 국내외에 빛냈다. 1958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동・서양화를 접목시켜 추상작품을 남기며 유럽 예술계 큰 시선을 받았다.

학교를 세우고 서구 젊은이들에게 동양예술을 가르쳤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 돼 대전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출소한 후 수덕사에 칩거하면서 암각화를 새기고 외부활동은 자제하며 자신의 작품 구상에 전념했다. 현대화랑과 문헌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1983년 한국을 떠나 프랑스에 다시 들어가 프랑스시민권을 취득했다. 1985년 일본 도쿄에서 개인전을 가진 후 심장마비로 85세에 삶을 마감했다.

저서는 ‘동양화의 감상과 기법’, ‘수묵법 채화법’, ‘묵기’등이 있다. 이응노 생가와 기념관은 출생지(중계리383, 이응노로67-1)에 복원돼 있고, 고택과 미술관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79(수덕여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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