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잘생긴 아들내미들 과일가게 냈다

“아들내미 같다며 과일 사가십니다”

고교단짝 유승헌·박근홍 씨 싹싹하다 입소문 손님 발길 쇄도

매일 새벽시장서 싱싱한 물건 들여와 ‘도매가’ 판매 인기폭주

유승헌 씨(오른쪽)와 박근홍 씨.

잘생긴 젊은 총각 2명이 과일가게를 차렸다. 26살 동갑내기 유승헌·박근홍 씨. 이들은 지난 22일 동산동 삼성아파트 사거리 엘베강 옆에 ‘아들내미 청과(☎010-4996-4097)’ 간판을 내걸었다. ‘엄친아’처럼 모든 엄마·아빠들의 사랑을 받겠다며 이름 지었다.

개업 일주일여, 아들내미라는 친근하면서도 귀여운 간판과 활기차고 싹싹한 이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단박에 끌고 있다.

특히 친구와 지인들이 보내 준 화환은 익살스러워 손님을 더욱 끈다. ‘뉘 집 아들내미요? 잘컸네!’, ‘부랄친구 개소리, 대박 나던가 말던가’ 등의 재미있는 문구 때문에 찾는 손님이 많다.

27일 고급외제차를 타고 가던 부부는 “아들내미 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차에서 내려 과일을 한 아름 사갔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멋쟁이 70대 어르신은 “불알친구를 잘못 썼네. 우리 아들보다 어린 친구들이 열심히 사는 것 같아 보기 좋다”며 양손 무겁게 과일을 사갔다.

10평가량 작은 가게 안엔 성주참외, 백구포도(켐벨, 거봉), 복숭아, 키위, 자두, 수박, 사과, 메론, 파인애플, 바나나 등 맛있는 과일이 전시돼 있다.

또 찰옥수수, 계란, 호박, 대파, 양파, 오이, 깻잎, 깐 마늘, 상추 등 반찬거리도 준비돼 있다.

종이박스를 뜯어 검은 매직으로 적은 가격은 ‘도매가’ 수준이다. 승헌 씨는 “손님들은 싸게 사서 좋고, 저희는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박리다매 아니겠느냐”고 껄껄 웃었다.

과일의 질과 가격은 그날 장사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부분. 승헌 씨는 매일 이른 새벽 농수산물시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새벽 3시 채소경매, 그리고 오전 6시 과일경매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 후 곧장 가게로 와 물건 진열을 해놓고 한숨 돌린다.

이리공고 1학년 때 단짝인 승헌 씨와 근홍 씨는 3개월 전에 만나 과일가게를 차리게 됐다. 당시 승헌 씨는 길거리에서 과일 장사를 했고, 근홍 씨는 정육점에서 일하는 정형사였다.

마침내 공동창업을 하게 된 이들 두 사람. “우선은 가게 안에 빈틈없이 물건을 채우고 싶다”며 “과일장사가 성공하면 정육점도 같이 운영할 생각”이라고 성공의 ‘V(브이)’자를 그렸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