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관 설치 후 '땅꺼짐’ 市 늑장대응 도마 위

농업기술센터 앞 식당 바닥 쩍쩍 갈라지고 우수관 법면 붕괴위험 높아

담당자 한달 전 현장 조사해놓고 감감무소식 책임 넘기고 다른 부서로

김모 씨가 법면에 땅이 꺼진 곳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앞 창평장어구이집. 이 식당 주인 김모 씨를 따라 둘러본 현장은 심각하다.

식당 문틈은 물론 콘크리트 바닥 곳곳에 금이 가 있다. 심한 곳은 엄지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있다.

최근에 식당 바로 밑에 설치한 우수관 위 법면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주먹하나 들어갈 정도로 곳곳에 땅이 꺼져 붕괴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익산시가 올 중순 이 식당 바로 옆에 ‘250mm 상수도관’을 설치하면서 생긴 문제다.

김 씨는 “식당 옆 마당 콘크리트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맨땅은 구멍 뚫린 것처럼 푹 꺼져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천하태평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한 달 전 시청 담당자와 시공사 관계자가 현장을 조사해놓고도 이태까지 소식 한 통 없다는 것.

김 씨는 “한 달 전 현장조사를 나온 시청 담당자와 시공사 관계자에게 식당 아래 법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루 빨리 우수관 위로 ‘옹벽’을 설치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달 넘도록 ‘늑장대응’을 하게 된 원인은 시청 담당자가 이달 정기인사때 다른 부서로 옮겼기 때문.

민원을 내팽개친 채 후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은 홀가분하게 떠난 셈이다. 인수인계를 잘 했을 리도 만무하다.

후임으로 온 새로운 담당자는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원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며 “상황을 파악해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시민 안전에 관련된 민원마저도 복지부동 행태를 보이다니 어이가 없다”며 “하루 빨리 법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옹벽을 설치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우창수 기자

성인 주먹 하나 크기의 구멍이 생겼다.

엄지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진 틈.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