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함만 못한’ 횡단보도 개선공사

130여m 짧은 구간에 횡단보도 3개 운전자 ‘짜증’ 보행자 ‘위험’

국화축제 때 시민불편 초래 “돈 들여 괜한 짓했다” 비난 목소리

청소년수련관 입구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를 지나야 건너편으로 오갈 수 있다. 지난해엔 이런 불편이 없었다.

“예방은커녕 사고위험만 키웠네요.”

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열린 어양동 중앙체육공원 입구 바로 옆 익산시청소년수련관 입구 쪽에서 교통봉사를 한 익산시민경찰연합회 회원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쏟아냈다.

“짧은 구간에 횡단보도를 많이 설치해 교통사고 위험을 높였다”며 “아니함만 못한 도로 개선 공사였다”고 지적했다.

한참 동안 입구에 서서 주변의 도로통행을 지켜보니 시민경찰들이 분통을 터뜨릴 만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양사거리에서 청소년수련관 입구까지 횡단보도가 2개였는데, 익산시가 올해 도로공사를 하면서 1개를 더 늘렸다.

130여m 짧은 구간에 횡단보도가 무려 3개나 설치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축제 때면 교통정체가 심한 이 구간은 혼잡이 더 심해졌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횟수가 많아진 운전자들은 짜증을 부려댔다.

횡단보도가 늘었지만 안전요원을 배치할 인력이 부족해 가운데 동남로얄아파트 입구로 통하는 횡단보도는 안전무방비나 다름없었다. 몇몇 시민들이 다니긴 했지만, 차량 사이로 총총걸음 하는 게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보행자들은 어양사거리와 청소년수련관 입구 횡단보도를 주로 이용했다.

특히 청소년수련관 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 그것도 횡단보도를 3개로 늘리면서 예전 중앙체육공원 입구로 바로 통하는 횡단보도를 없애고, 동남로얄아파트 입구와 청소년수련관 입구 2곳에 횡단보도를 분산 설치해 사고위험을 더욱 키웠다.

예컨대 중앙체육공원에서 청소년수련관 쪽을 통해 건너편으로 가려면, 청소년수련관 입구를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짧은 횡단보도를 시민경찰 통제를 받고 지나야 할 만큼 위험이 높아졌고, 번거롭게 됐다.

시민경찰들도 인력을 더 배치하는 상황이 됐고, 사고가 날까 예민해졌다. 지난해에는 없었던 일이다.

오가는 시민들도 하나같이 불만을 쏟아냈다. “헛돈 썼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대관절 누구의 말을 듣고 한 것인지, 제대로 실사는 하고 공사한 것인지 궁금하네요.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시민안전을 위해 좋을 것 같네요.”

청소년수련관과 맞은편 식당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해 중앙체육공원 입구로 바로 통하는 횡단보도(빨간색)가 지금은 없어졌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