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 정상 연주정 현판 한자 오기 3군데 있다 주장

정인원 씨가 배산 정상에 있는 연주정 안의 현판 내용이 잘못 기술돼 있다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모현동에 사는 정인원 씨(69). 그는 전직 익산시청 공무원(2005년 퇴임)이다. 현재 익산시남부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한문강사다.

또한 익산향교 장의(掌議)도 맡고 있는 유학자(儒學者)이면서 일가붙이들이 모인 ‘연일정씨 배산문중(延日鄭氏 盃山門中)’ 26대손으로, 문중 감사를 맡고 있다.

26대에 걸쳐 익산에 터를 잡고 사는 토박이 중의 토박이인 그가 “익산 역사 관련 문헌에 잘못 기술된 내용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시민들의 휴식처인 배산 정상에 세워진 연주정(聯珠亭) 안의 현판 내용이 세 군데 잘못 기술돼 있다. 연주정은 1979년 이리청년회의소가 건립하고, 현판은 익산시가 익산 역사 관련 문헌을 바탕으로 기술했다”며 “따라서 익산시는 이 현판은 물론 문헌도 바로잡아 올바른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먼저 배산의 한자 ‘杯山’은 본디 ‘盃山’으로 고쳐 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어릴 적 배산 아랫마을에 살았고, 당시 조부께서 제 손을 잡고 문중 선산인 배산을 자주 올라 배산의 유래를 일러주셨다. 이렇게 26대에 걸쳐 배산에 대한 유래가 문중에서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부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에 따르면, 익산의 너른 평야는 마치 ‘그릇(皿)’ 같고, 그 한가운데 우뚝 솟은 산이 ‘술잔을 엎어놓은 모양(不)’을 해서 선조들이 지형을 형상화한 배산(盃山)으로 썼다.

그는 ‘杯’자와 ‘盃’자는 똑같은 잔 배자이지만, 杯자는 옥편에서 먼저 나오는 정자(正字)이고, 盃자는 속자(俗字)여서 익산 역사 문헌을 기술한 편찬위원들이 정자를 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산 아래까지 배가 들어와 배산으로 불렀다는 설은 거짓말”이라며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후 인구가 늘어나면서 외지에서 이사한 사람들 사이에서 지어낸 이야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현판 내용 중 연일정씨의 한자표기가 ‘延日鄭氏’가 아닌 ‘延一鄭氏’로 잘못 표기됐다”며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현재의 연주정 옆에는 1926년 연일정씨 배산문중에서 세운 육각지붕 형태의 ‘육모정’이 있었고 사람들도 육모정이라 불렀는데, 연주정 현판에는 ‘일주정(一柱亭)’이라 적혀 있다”며 육모정으로 고쳐 써야 한다고 피력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현장조사 등 엄밀한 재검증을 하도록 하겠다”며 “익산 역사 관련 문헌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바로 고쳐 후대에 올바른 역사가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정인원 씨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빨간색 원안의 내용이다.

연주정.

육각형 모향의 육모정 자리.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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