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국토청 ‘주민편의 외면’ 공사 말썽

익산역-오산면 도로 확·포장 송학동 새일주유소 길목 막아

오산방향서 좌회전 진입 못해 중앙선 침범 사고위험 노출

익산국토청이 익산역-오산면 8차선 확포장 도로공사를 하면서 주민들이 50여년 간 이용하던 새일주유소 삼거리에 중앙선을 긋고, 오산방향에서 새일주유소 길목으로 좌회전 진입하는 것을 막아 하루 아침에 길이 끊긴 주민들이 원성을 쏟고 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 22일 오후, 송학동 새일주유소에 모인 주민 50여명은 분통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익산역-오산면 도로 8차선 확·포장공사(장신-송학 도로 확장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주민들이 50여 년 간 아무 탈 없이 이용하던 ‘새일주유소 삼거리’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익산역~오산면 도로 사이에 있던 새일주유소 삼거리는 인근에 사는 50여 세대 주민들의 귀중한 진입로이자 이리남중학교, 에코르아파트, 현대3차아파트로 통하는 길목이다.

하지만 익산국토청이 지난 18일 확·포장한 8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중앙선을 긋고 오산면 방향에서 새일주유소 길목으로 좌회전할 수 없도록 막아버리면서 사실상 주유소 삼거리가 없어져버렸다.

하루아침에 진입로가 사라져 멀리 돌아다니느라 생고생한 주민들은 급기야 22일 모여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지역구 시의원인 박철원 의원도 목소리를 보탰다.

이 자리엔 익산경찰 교통부서 관계자와 도로공사 현장소장이 나와 주민들의 원성을 들었다.

주민들은 “도시계획도로를 무시한 설계를 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 부었다.

새일주유소 삼거리는 앞으로 네거리가 예정된 도시계획도로. 주유소 맞은편 폐차장 방향으로 도로를 뚫는 계획이 잡혀 있는 지역이다.

이런데도 새일주유소 삼거리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는커녕 오히려 길목을 막아버리자 주민들은 “주민편의를 외면한 개념 없는 주먹구구 공사”라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주민들은 “정작 필요한 주유소 삼거리는 제척시키고 생뚱맞게 주유소에서 20m가량 떨어진 제일자동차공업사 맞은편에 유턴구역과 횡단보도, 점멸신호등을 조성했다”며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3일 익산국토청에서 ‘민원인 익산마트, 공업사 등 주변상가 차량 진입 위한 유턴구역, 횡단보도 등을 설치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12월 1일 협의 회신을 했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발주처인 익산국토청 담당자를 만나 “도대체 대다수 주민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몇몇 상가 말만 듣고 일을 처리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주민들은 “공사하는 3년 동안 먼지 날리고, 길이 불편해도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 참고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린 보람도 없이 있던 길마저 끊어버렸다”며 “당장 삼거리를 되돌려 놓으라”고 요구했다.

익산국토청 담당자를 이끌고 새일주유소 앞에 온 주민들은 중앙선을 넘어 주유소 길목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잇는 장면을 가리키며 “멀쩡한 삼거리를 없애 시민을 범법자로 만들고, 사고위험 높은 죽음의 도로로 만든 것을 본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한 담당자는 장신-송학 도로를 오는 30일 개통한다고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해놓고서 이날 주민들에게 "내년 4월 준공한다"고 둘러대며 자리를 피하려는 인상만 보였다.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와 정부, 국회의원 등에 정식 민원을 제기해 삼거리를 반드시 되살리겠다”고 천명했다.

주유소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제일자동차공업사 맞은편)에 유턴구역과 점멸신호등,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