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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자궁근종 치료제이희섭의 건강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17.01.23 11:05
미즈베베산부인과 원장

“자궁근종 약이 나왔다면서요?”

“네, 사후피임약으로 사용되던 약입니다.”

전립선비대 치료약이 머리카락 나는 발모제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하다. 약의 사용량에 따라 사용허가를 달리 인정받은 것이다. 30mg 약은 사후피임약으로 쓰이고, 5mg 약은 자궁근종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 약엔 숨은 이야기가 많다. 처음 개발된 건 1980년이다. 프랑스 제약회사 뤼셀 위클라프(Roussel Uclaf)의 앙티엔 에밀 볼리우(Etienne Emile Baulieu) 박사가 개발한 뤼셀 위클라프 38486이다. 그래 상품명이 처음에는 RU486이었다가 미페프리스톨(mifepristol)로 되었다. 그는 내분비학자로 부신 호르몬을 연구하다 미국을 갈 기회가 있었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피임약 연구팀을 만나게 된다. 이후 방향을 바꾸었고 20여 년간의 노력 끝에 유산제를 개발하였다. 당시에 알려진 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해 수정을 막는 방법이었다면 이 약은 수정된 알이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하는 약이었다.

피임도 종교적, 윤리적 논란이 많았는데 유산을 시킨다니 논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에서도 1987년에야 사용 허가를 받고 미국에서는 2000년에 식약청에서 사용 허가를 얻어냈는데 실제 사용 허용은 주마다 다르다. 이 약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단체 모임을 끌어냈고 낙태 허용 운동의 이슈가 된다. “낙태 자유를! RU486 수입을 허가하라!”지금도 우리나라에는 이 약이 없다.

이런 이념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에 프랑스 다른 제약회사 HRA PHARM이 엘라(Ulipristal)라는 제품을 개발하여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으로 허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에는 사후피임약으로 수입이 허가되었다가 작년에는 다른 회사에서 자궁근종치료제로 수입허가를 받았고 올해부터 유통이 되고 있다.

1960년대 볼리우 박사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이 아기를 지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실태를 보고 갖은 노력 끝에 유산을 안전하게 시킬 수 있는 약을 개발했는데, 처음 바랐던 꿈은 이루지 못하고 응급피임약으로 사용되고 마침내는 자궁근종 치료약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그것도 다른 회사의 유사제품에 의해서……. 이념, 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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