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법원에 공탁금 걸고 강제수용 절차 주민 맞소송 준비

주민 “전 재산 강탈당하는 상황” 반발… 사업지연 불가피

보상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법정다툼으로 번질 조짐이다.

이일여중고 앞 사업지구 주민들은 “LH가 턱없이 적은 보상가를 책정했다”며 지난해 6월 평화지구보상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변상순)를 구성하고 현재 토지 강제수용을 반대하는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LH가 지난 1월 26일부로 법원에 공탁금을 걸고 대책위 주민 16명의 건물 및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 절차에 들어가자 맞소송으로 대응할 태세다.

LH가 전체 사업지구 중 보상이 85% 진행됐지만, 대책위의 반대로 보상이 미뤄지고 있는 나머지 15%의 토지를 수용하기 위해 초강수를 두자 대책위가 법정투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대책위는 “쥐꼬리만한 보상을 받고 쫓겨날 판인데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LH에서 조만간 명도소송을 하면 대책위는 명도소송중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2005년 사업 당시 보상비가 380억 원이었다. 12년이 흐른 지금도 보상비가 380억 원이라니 말이나 되는가. 주변시세가 1.5배가 올랐는데 우리는 12년 전 보상비를 받고 나가라니 죽으라는 말이나 똑같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8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보상가를 평균 2.8% 인상하라’고 재결했지만, 여전히 주변시세보다 턱없이 부족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일여중고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변상순 위원장은 “우리집은 보상가가 평당 180만 원이다. 주변시세가 최소 700만 원인데, 집도 못 얻을 판”이라며 “어째서 우리만 피해를 봐야 하나. 국가사업을 이유로 전 재산을 강탈당하는 상황이니 정말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대책위는 “LH는 주변 시세만큼의 현실가 보상을 하고, 익산시는 이주민이 최소한의 거주지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며 “현실가 보상이 어렵다면 현 주민들의 거주지 보전을 해주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법적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 후 60일 이내에 행정소송 또는 이의제기가 없으면 강제수용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주민과의 법정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정공방이 불거지면 사업 진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LH가 당초 세운 올 1월까지 보상완료 계획이 실패해 올 안에 착공이 이뤄질 지 미지수다.

LH는 오는 10월 착공, 2019년 12월 준공, 2020년 2월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은 LH가 6만3천821㎡ 부지에 887세대(임대200, 분양687) 공동주택(아파트) 건립과 주택단지 주변도로 폭을 10m에서 25m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익산시는 이 사업이 완공되면 평화동일대의 주거환경개선은 물론 3천여 명의 입주로 슬럼화돼 있는 평화·중앙·창인동 일대의 구도심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상 대상은 지장물(건물, 수목 등) 146명, 영업보상은 76명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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