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3년 간 야구장 무상 임대 익산홍보 전혀 안 돼

구단 지역애정 낮고 투자 꺼려… 홈경기 TV중계 그림의 떡

2017 퓨처스리그 익산 홈경기 개막전 사진.

2016년 1월 21일은 익산시의 역사적인 날이었다. KT 위즈 프로야구 2군 선수단 60여명이 팔봉동 기안아파트에 입주한 이른바 ‘선수단 입촌식’이 있던 날이었다.

KT 프로야구팀의 연고지는 수원이지만, 2군 선수단의 홈구장은 익산 야구국가대표훈련장이기 때문에 익산에 프로야구팀이 생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익산시는 2011년 팔봉동 익산공설운동장 내에 들어선 야구국가대표훈련장을 KT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무상 임대했다.

야구장을 무료로 쓰게 된 KT는 익산시 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치고, 야구장 외야 펜스에 익산시 농산물 대표 브랜드인 탑마루, KTX 익산역,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광고판을 달았다.

KT 유치는 전라북도도 실패한 프로야구팀을 익산시가 예산 한 푼 안 들이고 얻는 큰 행운이었고,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해 익산시를 전국에 널리 알리는 기회를 잡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는 일장춘몽이었다. 스포츠마케팅 효과가 전무한 상황이다.

KT가 익산에 온지 1년 5개월쯤 된 지금, 발전된 게 없다.

야구장만 하더라도 1년 전 외야 펜스에 설치한 광고판이 그대로다. 2017년 서동축제가 엊그제 끝났는데, ‘2016년 서동축제’ 광고판이 아직도 세워져 있다.

관중석 일부는 난간이 떨어져 나갔고, 음료수 캔과 신문지 등이 나뒹굴고 있다.

스포츠채널 중계방송은 ‘그림의 떡’이다. 익산 야구장에는 TV중계시설이 없어 익산에서 열리는 홈경기는 방송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방송에 나가지 않으니 동네 야구경기와 다를 바 없다.

2군 퓨처스리그는 익산에서만 48경기가 치러진다. 특히 올해는 서머리그가 신설돼 오후 1시에 열리던 경기가 7월 24일부터 8월 13일까지는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이다. 그만큼 팬층이 두터워지면서 열기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익산은 홈경기 일정 안내를 찾아보기 어렵다. 관중도 적으니 시민들의 관심도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익산시 관계자는 “2015년 KT 유치 MOU체결 당시 ‘시설투자’ 부분을 넣지 않아 KT가 시설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 바람에 익산시가 야구장에 그물망 등을 높게 설치하고, 펜스도 다시 하는데 1억5천만 원이 들어갔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KT에 찾아가 ‘익산시민들이 원정경기 응원도 할 수 있도록 적극 관심을 갖겠다. 익산에 애정을 갖고 TV중계 등 시설 투자에 함께 해달라고 여러 차례 제의했지만, 응하지 않을뿐더러 기본 시설 투자도 않은 채 공짜로 야구장만 쓰고 있다”고 한숨짓기도 했다.

관중석은 난간이 떨어져 나가고, 음료수 캔 등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다.

외야 펜스에 2016년 서동축제 홍보판이 세워져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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