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꿈동산 석왕동 '아이들세상'

3천 평에 텃밭·천연잔디 앞마당 4계절 체험활동 재미 한가득

100명 아이들 건강하고 사이좋게 성장 자신감 표현력도 쑥쑥

익산시 무왕로 1543번지 석왕동 ‘아이들세상’ 어린이집. 이곳은 산림청 산하 (사)숲유치원 회원 어린이집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익산 유일의 ‘열린 어린이집’이다. 열린 어린이집은 언제든지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곳이다. ‘대문’이 없기 때문에 부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이곳은 2003년, 정길수(50)·유세경(46) 부부가 설립했다. 정길수 씨는 ‘대장’으로 통하고, 유세경 씨가 원장을 맡고 있다. 원훈은 ‘자연, 놀이, 아이다움’이다.

규모는 부지 3천 평(9천917㎡), 건평 98평(325㎡)에 지하 1층·지상 3층이다.

교사 13명, 직원 4명이 만0세부터 5세까지 100명의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아이들을 맡아 친자식보다 더 귀하게 가르치고 있다.

텃밭·작은 숲·앞마당 동화 속 나라 꿈동산

아이들세상 어린이집은 입구부터 자연 친화적이다. 왼쪽 300평 텃밭에 고구마, 고추, 오이, 토마토, 가지, 피망, 옥수수, 상추 등이 푸른 잎사귀를 키우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텃밭은 원아 가족들에게 분양한 주말농장이다. 아이와 엄마, 아빠가 함께 길러 가족의 정도 쌓고, 또 가족끼리 수확한 것들을 나누며 친근한 이웃이 되게 해주는 공간이다.

주차장 동쪽에 우뚝 서 있는 어린이집 건물도 인상적이다. 3층 빨간 벽돌 건물을 담쟁이넝쿨이 녹색 물감을 칠하고 있는 중이다.

건물 주위로 소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매실나무 등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건물 안 10개 교실은 자연물을 이용해 만든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동화책에 나오는 예쁜 집 같다.

앞마당은 아이들의 꿈동산이다. 뛰놀다가 넘어져도 아프지 않을 만큼 폭신한 천연잔디가 깔려 있다. 이곳엔 수영장, 골프연습장, 축구장, 트램펄린, 그리고 토끼, 거위, 병아리를 키우는 작은 동물원이 있다.

또 나무와 나무사이에 밧줄을 엮어 만든 ‘버마다리’와 밧줄 그네, 밧줄 그물 등이 있다. 아이들은 밧줄을 타며 ‘피터팬’이 되고, ‘타잔’이 된다.

흙 밟고 자연을 체험하며 인성 기르는 ‘숲 생태교육원’

아이들세상 어린이집은 ‘숲 생태교육원’이라는 표어를 맨 앞에 쓰고 있다.

이 이유를 정길수 대장과 유세경 원장은 “아이들이 흙을 밟으며 24절기에 맞춰 텃밭농사도 짓고, 자연을 체험하며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육 활동을 훑어보니 이 말이 사실이다. 사무실에 붙어 있는 사진, 홍보 리플릿 등 대부분 아이들의 체험활동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도시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책으로도 공부하기 힘든 체험들로 가득 차 있다.

숲 놀이는 기본이고, 단오 날에는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인절미도 만들어먹고, 씨름도 하는 전통민속체험을 한다.

4계절마다 체험거리도 풍성하다.

봄에는 보리를 수확해 구워 먹는다. 얼굴에 검댕이가 잔뜩 묻어 있는 줄도 모르고 먹다가 나중에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바탕 폭소가 쏟아진다. 또 쑥을 캐 떡이나 국을 끓여 먹고, 연못에 개구리집도 만들어준다.

여름엔 수영장에서 황톳물을 받아놓고 신나게 물장구를 친다. 온몸에 황토팩을 해 건강한 피부를 만들고, 온몸으로 흙의 기운도 느껴보는 시간이다. 태안반도 황토축제 부럽지 않다. 또 손톱에 예쁜 봉숭아물도 들인다.

가을엔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느낀다.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고, 콩을 삶아 메주도 만든다. 배추를 길러 젊은 엄마들도 못하는 김장을 담그기도 한다.

겨울엔 눈사람과 얼음집 ‘이글루’도 만들어보고, 비료포대로 썰매를 타기도 한다. 또 연을 만들어 하늘높이 날리기도 하는 등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보고 느끼며 자라고 있다.

이밖에 교육프로그램도 알차다. 줄넘기, 유아골프, 블록놀이, 국악(장구), 생태미술, 생태과학, 달콤책방 등 아이들의 신체발달과 두뇌발달에 좋은 교육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길수 대장이 일주일에 한 번 지도하는 웅변은 아이들에게 자기 표현력과 자신감을 길러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 웅변대회를 열고, 또 전국 스피치 대회에 참가하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의 표현력과 자신감이 몰라보게 성장하고 있다.

엄마, 아빠도 감동한 1박2일 가족캠프

아이들세상 어린이집은 지난 2~3일 처음으로 가족캠프를 열었다.

매년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집 내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4차례 1박2일 캠프를 해오긴 했지만, 엄마와 아빠 등 가족 모두를 어린이집에 초청해 1박2일 캠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가족이 참여한 이번 캠프는 숲 놀이와 흰옷에 황토 염색하기, 캠프파이어, 바비큐 파티 등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많았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날 아이와 시간을 함께하며 모두 날려 버렸다.

특히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이 보채지 않고 스스로 놀 거리를 찾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미니인터뷰- 정길수 대장과 유세경 원장

‘예의 바르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세상 꿈

정길수 대장과 유세경 원장이 어린이집을 세울 때부터 고집한 철학은 ‘숲’과 ‘자연’이다. 그래서 원훈도 ‘자연, 놀이, 아이다움’으로 정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성도 발달한다는 이유다. 또 아이가 아이답게 천진난만하고 밝게 자라는 환경도 된다고 자신한다.

정 대장은 “아이들이 낯선 사람들에게 두려움이나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어린이집을 찾은 손님에게 안내까지 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고, 예의 바르다”고 자랑했다.

정 대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대장’ 호칭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말이어서 그가 붙였다. “아이들은 대장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그래서 아빠 같고, 친구처럼 의지한다”고 미소 지었다.

유세경 원장은 “아이들이 당당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당당하고, 자기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유 원장은 “많은 아이들이 고맙게도 저의 바람보다 더 당당하게 자라줬고, 지금도 자라고 있는 것을 느낀다. 졸업한 아이들의 부모들로부터 ‘자신감을 길러줘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보람 있고,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가족캠프

숲 놀이

생일파티

황토야 놀자

해먹타기

텃밭 체험

콩 구워 먹기

축구시합

옥수수 수확

배추 수확

밧줄타기

물놀이

곤충채집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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