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주자 계약금 반환… 익산시, 악취 해결 다각적 방안 모색

지어진지 40년 넘은 영명농장 축사에선 코를 찌르는 돼지분뇨 냄새가 새어나오고 있다.

3년 넘도록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던 ‘오산면 송학지구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익산시의 3년간 행정적 노력이 공염불로 끝났다.

‘돼지 축사 영명농장에 대한 악취해결’ 주민숙원이 끝내 물거품이 돼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익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에 따르면, 오산면 송학리 711-2(영명농장)일원에 면적 7만8천717㎡를 개발해 전원주택 78가구를 조성하려던 사업이 6월 초 영명농장주와의 감정가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사업이 무산됐다.

익산시 관계자는 “사업부지 전체 면적의 38%를 차지하는 영명농장은 현행법상 폐업보상이 불가하다. 휴업보상도 3개월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럼에도 ‘악취해결’이라는 주민 숙원을 위해 어렵게 10개월 휴업보상 중재를 이끌어냈는데, 돌연 영명농장주가 전체 토지와 지장물 보상 ‘감정가 30억 원’이 적다는 입장을 내비쳐 결국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결렬 되자 예비입주자들로 구성된 사업 추진위는 “다른 곳에서 전원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익산시와 농어촌공사의 행정적, 법적 협조를 당부하며 자리를 떴다.

농어촌공사는 그동안 예비입주자 38명에게서 받은 계약금을 이자와 합쳐 되돌려주는 일만 남았다.

영명농장주 권모 씨는 “자체적으로 개발사업을 준비할 것”이라며 익산시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익산시는 앞으로 영명농장에 대한 악취 단속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또 권 씨가 말한 ‘자체 개발사업’도 올 연말까지 시에 제출하지 않으면 협조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영명농장과 100여m 거리에 사는 광명마을 주민들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경로당에서 만난 변모 할머니(78)는 “이웃이어서 영명농장이 세워진 후 40년 넘도록 코를 찌르는 돼지 분뇨냄새를 참아왔다. 하지만 전원마을 사업이 무산된 만큼 이제는 익산시에 달려가 ‘농장 문을 닫게 해달라’고 시위할 것”이라며 분개했다.

김모 할머니(70)는 “주민 대다수 전원마을 사업부지에 땅이 있다. 공동묘지도 마을사람들의 선조가 묻혀계신다. 엄연한 토지주이지만, 지금까지 사업설명회 한 번 듣지 못했다. 영명농장주와 마을이장 등 몇 사람만 ‘북 치고 장구 치고’ 했다. 감정가도 몇 배나 차이 나는데 누가 ‘토지사용승낙서’에 도장을 찍어주었겠느냐”고 사업이 무산된 배경을 설명했다.

40년 전 세워진 영명농장은 허름하기 짝이 없다. 오래된 함석지붕 곳곳이 움푹 내려앉았고, 외벽 창문도 깨지거나 벌어져 돼지분뇨냄새가 아무 여과장치 없이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무더위 속 코를 찌르는 악취는 더욱 심해져 광명마을은 물론 송학동 포스코와 오산면 장신휴먼시아 아파트 등 일대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기세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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