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관리 뒷짐… 사업자 “광고의뢰 적고 비 때문에 힘들어”

A4용지만한 광고 전단지를 붙일 수 있는 ‘벽보판.’ 익산 주요 도로변에 총 69개가 설치된 벽보판이 흉물스런 몰골을 하고 있다.

전체 137개의 전단지를 붙일 수 있는 벽보판이 자동차학원 등 한두 개 정도의 사업체 전단지가 다량으로 붙은 것을 제외하곤 태반이 빛바랜 전단지로 덕지덕지 도배돼 있다.

한눈에도 1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오래된 전단지들이 뜯어지기까지 해 볼썽사납다. 이런 광경을 보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

시민 김모 씨(43·주현동)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70~80년대에나 쓰던 벽보판이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광고나 정보도 거의 없고 오래된 전단지들만 가득해 보기도 좋지 않은 벽보판을 그대로 놔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사실 벽보판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민들의 소통 창구나 마찬가지였다. 개봉한 영화 포스터는 물론 구인구직, 개업 등 상업적인 전단지와 관공서의 공공 게시물 등 다양한 광고와 정보들이 벽보판을 가득 메웠다.

이처럼 호황을 누렸던 벽보판은 쇠락한 지 오래다. 관공서 게시물은 오래 전 현수막 게시대에 둥지를 틀었다. 광고의뢰도 현수막 게시대로 몰려 벽보판은 수주가 거의 없는 상태.

이렇게 효용가치가 떨어지면서 빛바랜 전단지들로 누더기가 돼 도심 흉물로 자리하고 있지만, 익산시는 관리에 뒷짐만 지고 있다.

30년 전 총 69개 벽보판을 설치하고 시에 기부채납한 후 영업하고 있는 광고업체 대표 김모 씨에게 관리를 떠맡기고 있다.

벽보판 위탁관리 광고업체 대표 김모 씨는 “30년 전 전북 최초로 내가 설치했다. 오래된 것은 뽑아내고 새것으로 다시 설치하고 있다. 광고가 줄어 수지 타산이 맞지 않지만, 자동차학원에서 1년 단위 계약으로 매월 20만 원씩 받고 전단지를 교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흉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씨는 “그나마 도심 미관을 보호하는 것이다. 전단지를 전봇대에 무분별하게 붙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다만 요즘 비가 너무 자주 내려 관리가 힘들었다. 조만간 오래된 전단지를 뜯어내고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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