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총동문회 특정인 사유화‧직업화로 침체의 늪 허덕 ‘식물동문회’

뜻 있는 동문 ‘열린동문회’ 준비…10월 21일 창립총회 갖고 본격 출범

역대 동문회장‧총학생회장‧익산 등 지역동문회 700여 명 동참 물결

“18년 1인 장기집권이 말이나 됩니까? 특정 임원의 사유화‧직업화로 사실상 식물총동문회죠. 폐쇄적 운영은 말도 못합니다. 그래서 뜻 있는 동문들이 모여 ‘열린’ 동문회를 창립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전라북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배승철 전 도의원.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모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정치인으로 살아오며 항상 모교 발전에 조그마한 힘이지만 보태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다. 후배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정평이 난 ‘영원한 원광인’이다.

그런 그가 요즘 매주 목요일 낮 12시 모교 숭산기념관 귀빈실로 출근한다. 가칭 원광대학교 열린동문회 준비위원회 사무실이다.

18년 1인 장기 집권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현 총동문회를 보다 못한 뜻있는 동문들이 모여 새로운 동문회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

소병기 전 도의원‧이성길 전 총학생회장 등 공동 준비위원장을 필두로 손장묵 전 언론인‧조석기 기업인‧윤석화 교수 등 선배들이 즐비하지만, 그는 여기서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8월 31일 낮 12시 열린동문회 창립 준비로 분주한 배승철 사무처장을 숭산기념관에서 만나 새로운 동문회 창립 배경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기존 총동문회를 두고 새로운 동문회를 창립한다. 무슨 이유라도 있는지.

부끄럽다. 원광대 출신으로 책임감을 통감한다. 지금 총동문회는 이대로 가면 한 사람이 무려 18년 동안 회장을 맡게 된다. 1인 장기집권이다. 대한민국 어느 동문회도 한 사람이 이렇게 오래 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사유화는 물론이고, 특정인들의 직업이 돼 버렸다. 폐쇄적 운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47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총동문회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말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총동문회의 현주소는.

총동문회가 구성된 지 47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별도 회관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모교 건물에 기생하면서 대학 교직원과 재학생들에게 훈계나 하는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후배들을 위해 장학 사업을 하고 있다고 갖은 생색을 내지만, 장학사업의 재원은 재학생들에게 반강제적으로 거둔 동문회비가 전부다.

모교의 대표적인 운동부인 야구부에 동문회가 후원이라도 한 번 해줬는지 의문이다.

-동문회가 사조직 형태로 운영된다는데.

그렇다. 교묘하게 회칙을 개정해 특정 임원 몇 명이 전횡을 휘두르며 모든 동문의 자랑이어야 할 동문회를 사조직 형태로 변질시켜 버렸다.

때문에 대다수 동문들은 동문회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심지어는 동문회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이제는 동문회를 15만 동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특정 임원 몇 명이 사유화시켜 멋대로 주무르고 전횡을 일삼는 동문회는 마땅히 해산돼야 한다.

-‘열린’ 동문회에 동참을 선언한 지역동문회는.

많다. 역대 동문회장 모임과 총학생회장단 모임, 익산동문회, 재경동문회, 재전동문회, 모교 재직동문회, 민주동문회, 정읍동문회, 군산동문회 등 뜻있는 동문조직들이 속속 동참 의사를 밝혀왔다.

지역동문회 참여 동문만 700여명에 이른다.

또 개인적으로 동참 의사를 통보해 온 동문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준비위원회 구성은.

소병기‧이성길 동문이 위원장이다. 사무부처장은 박헌주 동문이 맡고 있다.

고문은 신영길, 남상억, 김완수 전 총동문회장과 설성진, 김동수, 배혜문, 이공필, 이찬형 동문 등 8명이다.

자문위원으로는 안형근, 유화정, 정형국, 이준기, 김형중, 김영배, 홍진기, 이재호, 정종선, 이성진, 최상섭 등이 봉사하고 있다.

분과위는 손장묵 대외협력위, 조석기 후원모금위, 윤석화 창립위원위, 황인철 기획위원회, 박명규 언론홍보위, 양승일 법률자문위, 우창수 지역언론위 등이다.

-창립총회를 10월 21일 갖는다. 향후 계획은.

창립총회 날짜는 불변이다. 오전 11시 모교 숭산기념관 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날 민주적 절차인 선거를 통해 초대 열린 동문회장이 선출된다.

총회를 마치고 모교에 장학금 300만 원을 기탁할 계획이다.

그 전에 9월 중순까지 500여 명에게 가입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현재 300여 명 동의서를 받았다. 500여명을 발기인으로 할 생각이다.

그리고 9월 초까지 회칙을 만들 요량이다. 모교 출신 양승일 변호사가 맡고 있다.

-새로운 열린 동문회 운영 방향은.

10월 21일 탄생하는 열린 동문회는 뜻 있는 동문들의 희생을 자양분 삼아 태어난 옥동자다.

기라성 같은 뜻있는 선배들이 자비를 털어 준비한 동문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동문회는 지극히 폐쇄적이고 반민주적인 현 총동문회 집행부를 제외한 모든 동문조직과 연계해 열린 동문회로 구성하고, 모든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모든 동문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동문회, 동문 상호간 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동문회, 재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문회, 변화된 모교의 위상에 걸 맞는 열린 동문회를 구현하겠다.

동문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바란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